‘리틀 주현미’. 

트로트 가수 배아현을 수식하는 말이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히든싱어 시즌 2에 출연한 배아현은 아쉽게도 3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뛰어난 가창력을 눈여겨 본 가수 주현미가 “성인이 되면 제자로 받아주겠다”고 약속해 화제를 모으면서 ‘리틀 주현미’로 불리게 됐다.

2015년 한 음악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24시’로 정식 데뷔한 배아현은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노래 실력과 원숙한 표현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배 띄워라’ ‘선비 좋아 마세요’ 등을 히트시키며 트로트 가수로 입지를 굳혔다. 

‘리틀 주현미’에 이어 최근에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었다. 바로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대사다.
배아현은 올해 4월 1일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 스님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가수 신성과 함께 홍보대사가 됐다. 위촉식에서 배아현은 “노래 실력을 열심히 갈고닦아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게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재능을 잘 활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나눔의 의미와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배아현은 생명나눔 이사장 일면 스님이 회주로 주석하는 남양주 불암사를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다닌 말 그대로 ‘찐불자’다. 불암사 신도인 신심 깊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는 대웅전 앞마당을 놀이터 삼아 뛰어놀았다. 

“부처님오신날 등 각종 행사가 있는 날이면 마당에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홍보하는 부스를 종종 봐왔어요. 그래서 홍보대사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나 영광스러웠어요. 각종 행사뿐 아니라 개인적인 활동에서도 생명나눔을 언급하고 홍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도 이 때문이죠.”

실제 배아현은 팬클럽과 정기적으로 함께하는 실시간 미팅에서 항상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잊지 않고 알린다. 그의 이런 적극적인 홍보로 인해 일부 팬클럽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며 선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팬클럽에 가입해 2년째 활동하고 있다는 박진혁 씨(44세, 법무사)는 팬클럽 회원 중 가장 먼저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다. 박진혁 씨는 “장기기증에 대해 막연함이 있었는데, 응원하는 가수가 홍보대사가 됐으니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마음 맞는 몇몇 팬들과도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홍보하고 봉사활동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배아현 가수가 보여주는 선한 마음을 본받아 팬클럽도 다양한 생명나눔 활동에 적극 동참, 선한 영향력을 보이는 팬클럽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생명나눔 홍보대사 위촉 후 팬들의 응원이 더해지면서 배아현은 더욱 바빠졌다. 마침 코로나 여파로 주춤했던 문화행사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으면서 최근에는 전국 곳곳 사찰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산사 음악축제 무대에 자주 오르고 있다. 

“공연 전 부처님께 삼배하고 노래를  부르면 기분 탓일지 모르지만 관객들의 반응도 더 좋은 느낌이에요. 공기 좋은 사찰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스트레스도 해소하죠. 무대를 내려오기 전 생명나눔 홍보대사로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대한 안내를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답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대사 이후 불연이 더 견고해진 걸까. 6월에는 템플스테이 20주년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얼마 전 20대들과 함께하는 직지사 템플스테이에도 동참했다. 

배아현은 “좀 더 유명 가수였다면 존재 자체만으로도 생명나눔 홍보가 될 텐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고 아쉽다”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해 생명나눔에 큰 힘이 되는 가수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