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62편과 사진 94컷으로 표현
풍광 속에서 불교를 詩로 승화

시 석연경 / 사진 김의길 외 / 문학들 펴냄 / 1만6천원
시 석연경 / 사진 김의길 외 / 문학들 펴냄 / 1만6천원

전남 순천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의 석연경 시인이 ‘시와 사진으로 만나는 전남 사찰 기행’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시와 사진으로 만나는 순천 사찰 기행-둥근 거울〉을 펴냈다.

세계문화유산인 태고총림 선암사 및 한국 3대 사찰 중 하나인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의 아름다운 풍광과 불교 철학의 사유를 시와 사진으로 담았다.

송광사 일주문ⓒ김의길
송광사 일주문ⓒ김의길

송광사 대웅보전에 가보라/가지런히 신발 벗고/없는 마음 내리고 없는 괴로움도 버려라

합장하고 무릎 꿇고 절하면 과거 연등불 현재 석가모니 미래 미륵불이 무아이며 무상이니 공이며 중도라 연기적 세계에 갈 곳 알려주네

〈송광사 대웅보전〉 中에서

달마대사를 마주 보면 달마대사를 볼 수 없다/옆에서 비스듬히 보거나 조사전 문을 닫아야 보인다/밖에는 아무 것도 없다 문을 닫으면 보이는 두 개의 밝은 마음

〈선암사 조사전〉中에서

송광사와 선암사는 조선시대의 숭유억불 정책,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여순사건 등의 고난 속에서도 한국불교의 맥을 이어 현재까지도 융성하게 불교문화를 꽃피는 우리나라 대표적 천년고찰이다.

이 책은 송광사와 선암사의 본찰과 암자는 물론 순천의 말사들을 시 62편과 사진 94컷으로 표현했다. 현지를 여행하는 독자에게는 실제 풍경과 사진 그리고 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인문여행 길잡이 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연경 시인은 불교철학의 핵심을 풍광 속에서 간파하여 그것을 시로 승화했다.

시 〈능견난사〉를 예로 들면, 스님들이 밥그릇으로 사용하는 발우를 “보고도 알 수 없는 것/만지고도 알 수 없는 것/감각으로도 알 수 없고/머리로는 알 수 없는/놋쇠의 포개짐”속에서 “아래로 포개도/위로 포개도/하나로 포개지는//자연과 사람이/전생과 이승이/꽃과 나비가/손과 손이 포개지는”이라 표현하며 ‘불이(不二)’의 세계로 연결시켰다.

김준태 시인은 발문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모든 사람들이 둘이 아닌 ‘하나’의 세계 속에서 부처님을 만나는 즉 화엄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저자 석연경 시인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2013년 〈시와문화〉에서 시로, 2015년 〈시와 세계〉에서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가 있고,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다.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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