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계획위 소위원회, 6월 9일
코리안리재보험 건물 정비계획 가결
지하 6층‧지상 16층 대규모 공사예상
​​​​​​​“대웅전 직경 100m내 훼손 불보듯”

코리안리재보험 본사 사옥을 중심으로 재개발 공사가 예정된 부지. 골목 하나를 두고 조계사와 인접해 있다.
코리안리재보험 본사 사옥을 중심으로 재개발 공사가 예정된 부지. 골목 하나를 두고 조계사와 인접해 있다.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서 지근거리에 지하 6층, 지상 16층 규모의 건물 재건축이 예고되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조계사에서 입접한 위치여서 분진, 소음, 진동으로 인한 각종 폐해가 예상될 뿐 아니라, 보물 등 문화재가 봉안된 전각이자 서울시유형문화재인 대웅전과도 직경거지 100m 이내여서 공사가 강행될 경우 이로 인한 피해는 불 보듯 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6월 8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수송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7지구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정비 구역은 코리안리재보험 본사가 위치한 수송동 80번지로, 현재 지하 3층‧지상12층, 연면적 3만9357㎡ 규모의 기존 코리안리 건물을 지하6층‧지상16층, 연면적 약 9만3000㎡ 규모로 증축한다는 내용이다. 용적률은 800% 이하, 건물 높이는 70m 이하로 적용했다. 코리안리 측은 해당 건물에 1004석 상당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며, 또 기존 건물 외에 인근 공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을 기부체납키로 했다. 

서울시 균형발전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송동 80번지 일대 코리안리재보험 빌딩은 1985년 4월 준공 이후 36년 이상 경과해 건출물 안전과 도시 경관 저해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내부 설비 노후화로 스마트 업무환경 조성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토지 소유자가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및 문화시설(공연장) 건립계획을 제안했고 용적률 800%이하, 높이 70m이하에서 건축이 가능하도록 정비계획(안)이 확정됐다. 향후 현상설계공모를 통해 건축계획이 구체화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공사 부지와 조계사와의 거리가 20m 남짓할 정도로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공사가 워낙 대규모인데다, 사실상 조계사가 위치한 골목인 도화서길 바로 건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계사는 이미 1996년 현대건설이 한국일보 신본관 신축 공사를 진행한 당시,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이 뒤틀리는 등 훼손현상이 발생해 해체보수를 한 바 있다.

무엇보다 조계사는 현행법상 문화재보호 적용지역이자, 수많은 신도들이 정기‧상시적으로 법회와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이번 정비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조계사와 이에 대한 협의는 커녕, ‘앙각(仰角, 위로 바라보는 각도)’ 외에 신도들의 불편사항이나 문화재 훼손 방지를 위한 방안은 협의‧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활성화과장은 “코리안리재보험 본사 사옥 재개발 과정에서 70m 층고 높이와 관련해 조계사 법회 등 문화행사 저해요인을 비롯한 민원사항이 발생한다면, 토지주와 조계사가 향후 풀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서울시가 해당 정비계획을 가결한 상황에서 남은 절차는 종로구청의 실시계획 인가가 유일하다. 교통영향평가 등을 기준으로 한 실시계획이 인가될 경우 통상적으로 착공이 가능해 진다. 코리안리 측은 완공 시점을 2026년으로 잡고 있으며, 신축 건물 디자인과 관련해 국제공모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현재 종로구청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림빌딩 재건축에 코리안리 재개발 공사까지 진행될 경우 조계사 수행환경과 신도들의 신행활동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조계사에서 불과 골목 하나 건너는 위치에서 대규모 공사가 진행된다면 전각의 균열이나 뒤틀림 등 실질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고 지적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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