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군승에게 듣다, 파송 절벽 원인과 해법은?

현역군승 103명 설문조사
군포교 질적 저하 45.6%
TO감소 양적 저하 42.7%
군포교 현장서 우려 높아

출가자 감소 주원인 꼽고
대안으로 ‘군승 출가’ 개편
해법 난해한 총체적 문제
​​​​​​​독신 예외 등 파격제안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군승 파송 미달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본지 설문조사 결과 현역 군승법사 88.3%가 군포교 붕괴까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송 예비자원까지 말라 군승 파송 절벽까지 예상돼 종단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본지가 5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현역 군승법사(132명, 응답 103명)를 대상으로 진행한 군승 파송 관련 설문조사 결과 현역 군승법사들은 이번 파송 미달 등으로 △우수자원 선발부족으로 인한 군포교 질적저하(47명, 45.6%) △장기적인 불교 TO감소로 인한 군포교 양적저하(44명, 42.7%) 등 군포교 타격을 우려했다.

군승법사(불교군종장교)는 400여 군법당에서 군포교를 이끄는 핵심자원이다. 군승법사 파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ROTC와 같이 인가를 받은 동국대 서울캠퍼스·WISE캠퍼스, 중앙승가대 등 3개 종립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군종사관후보생과 4년제 대학 졸업 및 동등학력을 취득한 35세 이하 사미·사미니 승적 이상 스님이 지원하는 군승요원이 그 것이다.

올해 조계종은 국방부가 요청한 군승법사 파송인원 18명 중 7명을 파송했다. 개신교의 경우 200여명이 지원하여 10:1의 경쟁률로 군목 18명을, 가톨릭은 4:1의 경쟁률로 군신부 14명을 파송한 것과 대조된다. 군승 파송 미달은 군종사관후보생 지원이 최근 몇 년간 사실상 전무한 가운데, 군승요원 모집 또한 출가자 감소로 급감한데 따른 것으로 교계 안팎에서 보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현역 군승법사들은 군승 파송 미달의 주원인으로 △출가자 감소 및 군승요원 지원 감소(79명, 76.7%)와 함께 군종사관후보생 지원 감소(16명, 15.5%)를 두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중복응답 집계에서는 군승요원 지원 감소를 응답자의 78.6%가 원인으로, 군종사관후보생 지원 감소를 응답자의 35.9%가 원인으로 각각 꼽았다. 작금의 사태 원인이 군승요원 지원 감소에 있다는 지적이다.

군승 수급 대안으로는 출가자 확대를 위한 제도 개편과 함께 군종사관후보생 제도 활성화를 꼽는 이들이 많았다. 군승요원 감소 문제가 ‘출가자 감소’라는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군승요원 지원 자격 중 하나인 사미·사미니계 승적 이상인 스님을 판단하는 사미·사미니계 수계자를 보면 2009년에는 280여 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절반인 140여 명에 불과하다. 2022년 봄 수계에서는 단 35명이 계를 받았다.

현역 군승법사들은 “출가자 감소와 더불어 고령화로 인하여 군승요원 조건을 충족하는 해당 스님들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한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초 조계종 군종특별교구 또한 교구본사 등에 군승요원 의무할당제 등을 제안했지만 무산됐다.

설문에 참여한 한 젊은 군승법사는 “어떤 사찰의 경우에는 행자 때부터 종무소에서 소임을 보게하는 등 승단에서도 출가자 감소의 영향이 있기에 군승 지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승 파송 인원 확충을 위한 대안을 묻는 설문에서는 △군종사관후보생 연계 출가자 모집 등 제도 개편(34명, 33%) △군종사관후보생 제도 활성화(28명, 27.2%) △교구본사 파송 할당제 등 군승요원 지원 제도화(26명, 25.2%)를 꼽았다. 특히 군종사관후보생에 대한 독신 강제 철폐나 금강대·위덕대 등 타종단 불교대학에 대한 군종사관후보생 선발 확대 등 파격적인 시도도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일부에서 제기해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선일 스님은 “군승법사들은 군포교 최일선의 가장 중요한 존재”라며 “특히 파송 문제는 국가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종단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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