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과 일몰 장관 펼쳐지는 간월암 첫 순례지로
수덕사에선 다도 체험과 염주만들기 템플스테이
​​​​​​​추사 고택과 남연군묘 등 지역 문화재도 답사해

첫 순례지인 뭍에서 바라본 간월암 전경
첫 순례지인 뭍에서 바라본 간월암 전경

충청남도 관광협회는 12월 7~8일까지 1박2일간 ‘불교문화탐방& 내포문화숲길’을 주제로 한 탐방행사를 진행했다. 12월 7일 첫 행선지는 서산시에 위치한 간월암이었다. 충남 서산시의 간월도는 ‘한국의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100선’에 선정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간월도가 유명한 이유는 뭍에서 바라보는 간월암의 해넘이 때문이다. 금방이라도 타오를 듯이 붉은빛을 발산하는 서해와 덩그러니 서있는 검은 섬의 조화는 보는 사람의 시선을 압도한다. 그곳에는 천수만에 자리한 작은 사찰인 간월암(看月庵)이 있다. 이 사찰은 조선 시대 어머니 등에 업혀 이 섬으로 오게 된 어린 무학대사가 천수만에 비친 달빛을 보고 불현듯 깨달음을 얻은 뒤 절을 세워 무학사라 불렀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뒤 폐사된 무학사 터에 만공대사가 1941년 새로 절을 짓고 섬 사이에 달이 뜬다는 의미의 간월암이라 이름 붙였다. 지금도 간월암 앞마당에는 만공대사가 심었다는 사철나무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며 묵묵히 암자를 지키고 있다.

주지 정경 스님은 “간월암은 사찰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해 뜰 무렵이나 질 무렵 간월암을 향해 바라보는 낙조가 그야말로 절경 중의 절경”이라며 “현재 종각 불사가 진행중인데 완공되면 그 밑에 있는 경관이 아름다운 작은방을 휴식형 템플스테이 방으로 개방할까 생각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여 탐방 순례단은 겨울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서산버드랜드’를 방문해 생태해설사의 안내로 새의 종류와 이름, 활동 범위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남연군묘를 답사하는 불교문화탐방 순례객
남연군묘를 답사하는 불교문화탐방 순례객

둘째날인 12월 8일에는 내포문화숲길 걷기 코스중 하나인 ‘남연군묘’를 답사했다. 특히 흥선대원군의 아버지를 모신 ‘남연군묘’는 조성과정에서 가야사 탑이 파괴된 것으로 최근 드러나 비상한 관심을 끄는 곳이다. 지역 학예연구사는 “남연군묘와 가야사지 유적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예산 가야사지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조사를 추진하고 향후 역사유적 공원으로 조성해 지역주민과 가야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역사문화를 알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순례단은 조계종 제 7교구본사인 덕숭총림 수덕사를 방문해 부주지 주경 스님의 지도로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이 자리에서는 108염주 만들기와 다도 체험이 진행됐다.

수덕사 부주지 주경 스님은 “수덕사는 예산을 비롯한 내포 지역을 대표하는 고찰이다. 특히 국보 제 49호인 수덕사 대웅전은 아무런 장식과 단청을 하지 않고도 얼마나 세련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수덕사 아래에는 수덕여관이 있다.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이면서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선 선구자인 나혜석이 이곳서 불교에 깊이 귀의했고 그림을 통해 세상과의 교류도 이어갔다. 당시 수덕여관에는 청년들의 발길이 잦았는데 고암 이응로가 그녀의 대표적인 수제자다. 특히 수덕여관은 고암 이응로 화백이 1958년 프랑스로 유학 가기 전까지 살던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수덕사 부주지 주경 스님의 지도로 순례객들이 다도체험을 하고 있다.
수덕사 부주지 주경 스님의 지도로 순례객들이 다도체험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순례단은 조선시대 최고의 엘리트였던 추사 김정희의 고택을 찾았다. 고택은 잘 복원 보존돼 있다. 조선 시대의 전형적인 대갓집 형태인 ‘ㅁ’ 자 집인데 안채, 사랑채, 문간채, 사당채가 있었다. 안채에는 6칸의 대청과 두 칸의 안방 그리고 건넛방이 있고 부엌과 안대문, 협문, 광도 보였다. 추사는 이 집서 태어났지만 오래 살지는 않았다고 한다. 비록 모사본이지만 추사 김정희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그림 세한도도 처마밑에 그려져 있었다. 눈도 내리지 않은 마른 겨울에 소나무 고목과 잣나무, 그 아래 허름한 집 한 채가 텅 빈 화폭에 그린 듯 만 듯 간략하다. 앙상한 나무와 울타리도 없는 빈한한 집이 황량하리만큼 텅 빈 느낌을 주었다. 고택의 왼쪽에는 추사의 묘소가 자리 잡고 있다. 생전에 남긴 글씨를 집자한 비석 하나만 있을 뿐인 묘소는 생각보다 단조롭고 깔끔했다. 그 옆으로는 추사기념관이 있었는데, 추사의 작품 46점을 1년 내내 전시하는 공간이었다. 추사의 묘소에 가서 참배를 하는 것으로 이번 충남 불교문화탐방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했다.

마지막 순례지인 추사 김정희 고택 전경
마지막 순례지인 추사 김정희 고택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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