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종찰 해인사(주지 현응)가 10월 7일 장경판전 계단 아래 설치 된 포쇄소 앞에서 ‘2021 대장경 인경본 포쇄(해바라기)’ 행사를 개최했다.

포쇄는 책을 거풍(擧風, 바람을 쐬는 것)하는 작업으로 책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한 전통방법이다. 해인사는 법보종찰의 가치를 널리 공유하고 대장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포쇄 행사를 개최했다.

대장경 인경본 포쇄행사는 먼저 부처님을 찬탄하고 귀의하는 고불로 시작됐으며 대중 스님들의 포쇄선언 후 인경본 출납 및 이운으로 이어졌다. 장경판전 수다라장 다락에서 장경판전 계단 앞에 설치 된 포쇄소로 대장경 인경본이 전달됐다. 이운된 인경본은 총 1279권으로 100여명의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이운에 동참해 총 30분만에 완료했다.

포쇄현장에 쌓인 인경본은 방장 원각 스님과 주지 현응 스님 등 해인사 대중 스님들이 일일이 점검했다. 이후 바람과 햇볕을 쐬는 포쇄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포쇄작업 후에는 인경본을 다시 포장해 수다라장 다락에 다시 보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포쇄에 대해 대장경연구원장 경암 스님은 “포쇄는 팔만대장경 인경책의 보존 상태를 확인하고 동시에 1898년 팔만대장경 인경 당시 대장경판 보존 상태도 살펴 볼 수 있는 행사”라며 “아울러 부처님의 말씀을 대중의 마음에 새기는 의식으로 경전을 직접 보면서 마음으로 읽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해인사에는 팔만대장경 목판 뿐 아니라 인경을 한 인경본도 보관되어 있다. 그 중요성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해인사 포쇄는 <동문선> 등에 해인사 외사고에 고려실록이 보관돼 있으며, 3년에 한 번씩 포쇄했다는 기록과 칠월칠석 전통문화행사로 포쇄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마련됐다. 해인사는 2017년에도 포쇄를 진행한 바 있지만 인경본 전권을 포쇄한 것은 123년만에 처음이다.

해인사 장경판전 수다라장에 보관 중인 대장경 인경본은 1270권으로 1898년 조선시대 상궁 최씨 발원으로 4부가 인경돼 해인사와 통도사, 송광사에 각각 1부씩, 나머지 1부가 전국 사찰에 나뉘어 봉안됐다.

포쇄는 과거 사찰 또는 사원, 사고, 민가 등에서 행하던 전통방식의 보존의식으로 장마철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옷이나 책 등을 밖으로 꺼내 빛을 쬐고 바람에 말리는 행사다. 부식과 충해를 방지시켜 오랫동안 서적을 보존하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통문화다.

한편, 이번 포쇄는 해인사 개산 1219주년을 맞아 개최됐다. 해인사는 포쇄와 더불어 개산 1219주년을 기념하는 ‘2021 국화향기 그윽한 해인사 개산대재 법회 및 문화행사’를 진행 중에 있다. 10월 한달간 해인사에서는 ‘개산 축하 장엄등 및 국화 전시’, ‘해인사 주석 역대 고승 특별전’, ‘개산 역대 조사 다례재’, ‘보살계 수계대법회’ 등이 진행된다. 자세한 행사 일정은 해인사 홈페이지(www.haeinsa.or.kr)에서 확인가능하며 유튜브 ‘해인사 TV’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