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HK사업 마무리, 무슨 성과 남겼나

‘글로컬리티’ 연구 아젠다로
국내외 학술대회만 40여 회
우수 연구 인재들 12명 배출
한·중·일 동아시아 불교학
네트워크 협력 토대 구축해
‘HK+’추진, 사업 계승 노력

동국대가 2011년부터 10년간 추진해 온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이하 HK) 사업이 8월 30일로 마무리됐다. 우수 연구 인재 배출을 비롯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연구총서 발간과 연구 아젠다에 따른 국내외 학술대회 등을 추진해 온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단(단장 김종욱, 이하 HK연구단)의 지난 10년의 활동은 한국불교학의 세계화에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다. 

동국대 HK연구단의 시작은 2011년 8월 ‘글로컬리티의 한국성: 불교학의 문화확장 담론’을 연구 아젠다로 한국연구재단의 HK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글로컬리티’는 글로벌리티와 로컬리티를 합성한 조어로 세계적 보편성과 지역적 특수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동국대 HK연구단은 한국불교의 ‘글로컬리즘’이 한국의 지역성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다양한 연구를 통해 10년간 조명해왔다. 또한 한국과 동아시아 찬술 불전에 대한 특화 연구들도 진행했다. 

10년간의 성과는 뚜렷하고 명징하다. 당장 논문 편수가 이를 증명한다. 연구단은 10년 동안 HK아젠다 논문 A&HCI 15편, 우수등재지 18편, 등재지 167편 등 총 246편을 게재했다. 이는 10년 의무 논저 편수(3500만 원 당 1편)인 143편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국내외 학술대회는 총 43회(국내 13회, 국제 30회)가 진행됐다. 국제학술대회는 한국 뿐만아니라 일본, 미국 현지에서도 진행됐으며 미국 UCLA, 듀크대, 캐나다 UBC 등과 연구 협력 협약을 맺기도 했다.

다양한 연구총서를 통해 한국불교 고유성을 정립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연구단은 인문한국불교총서 〈테마Thema 한국불교〉 10권, 글로컬한국불교총서 10권과 영문총서인 ‘Humanities Korea Buddhism Series’5권을 발간했다. 또한, 연구자의 HK 사사표기 연구서도 10권이 출간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원효 스님 탄신 1400주년을 맞아 추진한 ‘원효학 세계화 프로젝트’도 주목할만 한 성과다. 당시 HK연구단은 중국과 일본 현지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잇달아 개최했으며,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원효 스님의 〈판비량론〉 단간을 발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일본 가나자와 문고와 공동으로 일본 소재 한국불교 문헌 사본 60종을 일반에 공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종욱 연구단장은 “한국불교의 글로컬리티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연구총서인 〈테마 한국불교〉 시리즈의 발간과 해외 학술지 논문 게재 등을 통해 수준 높은 불교학 연구 학술활동을 활발히 펼쳤다”면서 “동국대, 북경대, 동경대, 대만대 등이 학술대회를 정례화 해 동아시아 불교학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동국대 인문한국(HK)연구단 홈페이지 메인화면. 지난 10년동안 동국대 HK연구단은 우수 연구인 배출, 동아시아 불교학 네트워크 구축 등 많은 성과를 냈다.
동국대 인문한국(HK)연구단 홈페이지 메인화면. 지난 10년동안 동국대 HK연구단은 우수 연구인 배출, 동아시아 불교학 네트워크 구축 등 많은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동국대의 HK사업은 우수한 연구 인력을 다수 배출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실제, 동국대 HK연구단을 거쳐간 12명의 연구자들은 동국대를 비롯해 일반 대학에서 전임교원으로 임용됐다. 

현재 동국대에는 김용태, 김천학, 이자랑, 김호귀 교수가 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국대 경주캠퍼스에는 김영진, 박광현 교수가 임용돼 연구하고 있다. 타교 임용 교원으로는 조윤경(안동대), 이종수(순천대), 김기종(전북대), 고승학(금강대), 강호선(성신여대), 이수미(덕성여대) 등이 교수로 활동 중이다. 

김 연구단장은 “HK지원 사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우수 연구 인프라 구축”이라며 “연구 아젠다 추진 과정에서 12명의 전임교원이 배출 된 것은 연구 인력 양성에 모범이 될 만한 우수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국불교의 고유성을 탐구하는 동국대 HK사업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동국대가 우수한 HK 지원사업을 연장·계승하는 ‘HK플러스’ 사업에 지원했기 때문이다. 동국대가 이달 말 ‘HK플러스’ 사업에 선정되면, 향후 7년 동안 HK연구를 연장·추진할 수 있게 된다.

김 연구단장은 “지난 10년 간의 연구가 통사(通史)적 측면에서 이뤄졌다면 ‘HK플러스’의 연구는 문헌학과 해석학의 방법론을 갖고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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