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정 불국사 대웅전 단청문양 모사전

‘꽃비, 오색빛으로나리다’ 展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대웅전 내부단청 모사 30여 점 전시
원형유지 내부단청 미술사적 가치커
〈법화경〉의 영산회상 현실화 표현해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단청
석가·다보탑과 같은 가치 지녀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위해 전시”

대량 머리초
대량 머리초
어간평방 머리초.
어간평방 머리초.

 

〈법화경〉의 꽃비(雨花)를 재현한 불국사 대웅전 단청을 갤러리에서 만난다.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 별에서 열리는 불모 이운정의 불국사 대웅전 단청문양 모사전 ‘꽃비, 오색빛으로 나리다’에서 볼 수 있다.

이 작가는 2008년 전통문양 부채전 이후 두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대량머리초, 반자초, 순각판 등 불국사 대웅전 내부의 단청을 모사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세월로 인해 희미해진 단청에서 사라진 빛깔과 문양을 찾아내 기와와 비단, 나무에 옮겨 그렸다. 마치 천년의 시간을 되돌린 듯 되살려낸 작품들은 흐려진 렌즈의 초점을 맞춘 듯 선명하게 단청 본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불국사에서 볼 수 없는 불국사 단청을 볼 수 있다. 전시가 열리는 동안 갤러리는 불국사 대웅전이다.

“불국사를 찾는 사람 대부분은 청운교 백운교를 보고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고 나면 불국사를 다 본 것처럼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불국사의 가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반드시 보고 가야할 것으로 저는 대웅전 내부 단청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다른 사찰의 단청들도 모두 아름다움과 문화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불국사 대웅전의 단청은 특히나 아름답고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의 구성 등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단청이에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간다는 게 많이 아쉬웠죠.”

이 작가가 이번 전시를 열게 된 이유와 취지다. 이 작가는 불국사 대웅전 단청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다. 논문의 목적은 조선 후기의 전통 단청문양의 특색을 파악하고, 18세기 사찰단청의 미술사적 의의를 살펴봄으로써 현재의 단청기록이 후대까지 이어지는 전통 단청의 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었다. 논문을 위한 연구 과정에서 이 작가는 불국사 대웅전 내부 단청의 가치를 알게 됐다.

불국사 대웅전 외부 단청은 퇴락이 심해 근래에 새롭게 재현됐다. 하지만 대웅전 내부 단청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미술사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찰단청의 의미는 성스러운 조형건축물에 장엄의 기능을 더하여 불국토의 세계를 구축하는 공간으로서, 조형적 예술성이 최대한 발휘되어진 것이다. 불국사 대웅전 단청세계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석가모니불 영산회상 설법 장면에서 불국토세계의 모습을 현실화하여 표현했다. 건물 천장부에는 연화장세계의 상징인 연화문을 시문했고, 설법 중 내린 꽃비를 다양한 꽃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엄했다.

그 중 대량머리초는 다른 사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용면과 용실이 겹장구머리초의 형태로 시문됐다. 천장의 반자문양은 채색조각 장식으로 입체적이고 화려하다. 전개시켜 나타낸 문양은 6종류의 기본문양으로써 색상은 조금씩 다르게 하여 다양하면서도 통일감을 주는 특징을 지녔다.

대량, 창방, 평방, 뜬창방의 머리초 문양의 특징은 주문양과 둘레장식, 실장식이 매우 화려하게 구성됐다. 특히 녹실을 돌린 번엽이 많이 사용됐다. 황실에서는 먹선을 한 번 더 쓴 것을 사용했고, 부재마다 다르게 사용된 금문 장식들은 매우 세밀하게 장식됐다. 이는 동시대의 다른 사찰에서 찾아보기 힘든 문양으로서 불국사 대웅전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단청문양이다. 사용된 안료와 색상을 통하여 조선 후기 단청의 색상을 유추하여 18세기 사찰단청의 회화적 기법을 파악할 수 있으며, 독창적이면서도 회화적인 단청의 특색 또한 찾을 수 있다.

불국사는 신라 천년 역사의 걸작으로, 건축구조와 종교예술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적으로, 유네스코가 인정하여 1995년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 전시는 그런 불국사의 여러 가치 속에서 그동안 조명 받지 못했던 대웅전 내부 단청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보는 전시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불국사 단청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갤러리에서 먼저 불국사 대웅전의 단청을 보고 불국사를 찾는다면 시절과 시절을 다녀오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불모 이운정 작가는 동국대학교 미술학과(불교미술 전공)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불교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석사학위 논문으로 ‘18세기 불국사 대웅전 내부 단청에 대한 연구’를 썼다. 문화재수리기술자 단청 1157호, 문화재수리기능자 화공 4568호이며, 전통문양지도사 1급 보유자다. 한국전통문양교육원 원장이며, 아도문화진흥원 전문위원,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단청 외래교수다. 두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저서로 〈금난 이운정의 사불 사경 시리즈 1, 2권〉, 〈금난 이운정의 선따라 마음따라-연꽃〉, 〈금난 이운정의 사불 시리즈- 아미타불 그리기〉가 있다. 1588-4925.

화반 용면문.
화반 용면문.
화반 용면문.
화반 용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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