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연대, 부처님오신날 공동캠페인 선포
전국 사찰 2300곳 대상…기후위기 대응 일환

불교환경연대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국 2300여개 사찰을 대상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부처님오신날 공동캠페인’을 제안했다. 기후위기로 각종 부작용에 직면한 지구와 지구상의 뭇생명들을 위해,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으로 돌아가 생명 존중을 통한 실천행에 나서자는 취지다.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만)는 4월 28일 서울 불교환경연대 그린담마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명을 존중하는 부처님오신날 공동캠페인’ 활동계획을 공개했다. 캠페인은 불교기후행동, 녹색사찰과 공동으로 진행되며 조계종 사회부가 후원하는 가운데, 5월 12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사찰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행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를 위해 불교환경연대는 전국 사찰 2200곳과 21개 녹색사찰, 61개 불교기후행동 참여사찰과 단체에 안내 공문과 포스터를 일괄 발송할 계획이다.

캠페인을 통한 실천방침은 △채식하기 △빈그릇 운동 △일회용품과 비닐‧플라스틱 줄이기 세 가지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찰은 구체적인 실천내용과 취지를 담은 포스터를 경내에 부착하고, 실천지침을 지키기 위해 모든 신도들이 사전에 텀블러와 개인용기를 지참하도록 공지하면 된다. 또 법문 때 육식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캠페인의 취지와 참여방법을 알리고 실천상황을 사찰 및 단체별로 공유하거나 실천노트 등으로 구체화한다.

개인 동참도 가능하다. 음력 4월 초하루부터 부처님오신날까지 3가지 실천방침을 준수하고 이 과정을 SNS 등에 게재하면 된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불자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부처님오신날 생명살림 실천약속’을 담은 서약운동도 전개한다. 서약서에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산업사회가 낳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를 줄이고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캠페인 취지가 담겼다.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도 기후위기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채식은 생명존중과 불살생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이자 굶주리는 이웃과 미래세대를 위한 기후행동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지구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생명살림 실천을 약속합니다.”(서약서中)

5월 19일 부처님오신날 이후부터 서약서를 작성한 개인을 대상으로 ‘환경보살의 한끼 채식 캠페인’도 진행할 방침이다. 하루 한끼 채식식단을 통해 생명존중 캠페인의 의미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또 캠페인 참가자에 대해 구글링크로 체크리스트를 포함한 참여후기를 남기도록 독려하고, 육류 소비량 감소에 따른 탄소배출량 감소량을 대략적인 수치로 드러낼 계획이다. 법문 자료는 원하는 사찰 및 단체에 이메일 형태로 배포할 계획이다. 전체 사찰의 참여현황 파악이 쉽지 않은 만큼, 법문 자료집 요청 사찰을 캠페인 참여 사찰로 간주하기 위함이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기후변화 문제가 다른 어떤 사안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도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인 정책방향은 그렇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종교계는 가장 대표적이면서 큰 비정부조직이다. 종교계가 나선다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부처님오신날 불자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유정길 위원장은 “석유석탄 기반 사업을 통한 탄소량 배출만큼 축산업으로 인한 탄소 배출이 전체 배출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위기 의제에서 민간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캠페인의 하나가 채식이다”며 “채식은 부처님가르침과도 상통한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환경 문제, 기후위기 문제에서 불교가 이를 주도해 우리사회의 인식변화를 이뤄내는 전환점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주영 사무처장도 “이번 캠페인은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각 사찰 주지 스님들의 관심과 참여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않더라도 법문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채식과 빈그릇 운동, 일회용 물품 사용을 지양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에 불교적인 실천행을 확산시키고 불자 개개인이 ‘불자다움’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불교환경연대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20주년 도서 발간과 새로운 비전 구성 등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한다. 10월 21일 2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에 앞서 6월 11일 토론회 등을 통해 불교환경연대의 지난 발자취를 되짚고 이를 토대로 향후 20년을 담보할 비전을 설정해 나갈 예정이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