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의 대들보 마음챙김

누구나 결국 팔정도 길 걸어야만 인격완성 될수 있어
팔정도 수행서 가장 중요한 마음 챙김은 ‘삼마아사띠’
‘사띠’ 공부 기본 〈자비경〉 〈염신경〉 〈염수경〉도 실어
​​​​​​​저자, ‘고요한소리’ 통해 30여년간 마음공부 책자 발간

말한이 활성/엮은이 김용호/고요한소리 펴냄/1만3천원
말한이 활성/엮은이 김용호/고요한소리 펴냄/1만3천원

30여 년간 손바닥만 한 크기의 소책자를 발간하며 ‘붓다의 가르침’을 알려온 활성 스님. 스님은 ‘지금 여기서 마음챙김 하는 데 그 길이 있다’고 설파한다. 늘 고요하게 대중을 일깨우는 스님 말씀은 한사람 가슴마다 큰 울림을 준다. 32년 전 활성 스님은 ‘고요한 소리’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고요한 소리’는 그 안에 부처님 말씀이 담겨 있다는 의미이다. 이 단체가 1980년대 후반부터 손바닥 만한 소책자에 부처님 말씀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회원들이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해 스님과 함께 소책자를 정성껏 만들었다. 지난 30여 년간 발간한 소책자는 아흔 권이 넘는다. 책자는 〈보리수잎〉 〈법륜〉 〈소리〉 세 종류의 연간물 형태로 발간된다.

‘보리수잎’이 부처님 말씀을 소개하는 대중서라면 ‘법륜’ 시리즈는 깊이 있게 부처님 말씀을 설명한다. 또한 ‘소리’는 활성 스님 법문을 담았다. 스님은 최근 10여 년간 지리산서 수행하며, 세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소책자를 통해 조용히 부처님 가르침을 전파했다. 대중 앞에서 저자가 법문을 설하기는 최근 3년간 고요한 소리가 개최하는 ‘중도 포럼’을 통해서다.

그날그날 모인 대중들에 따라 법을 설하는 활성 스님은 어느 자리에서나 한결같이 부처님께서 고귀한 길이라고 말씀하신 팔정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부처님 가르침인 팔정도야 말로 사람다운 사람의 길이고, 누구나 언젠가는 결국 팔정도를 걸어야만 인간 완성에 이른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스님은 팔정도 실천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바른 마음챙김인 ‘삼마아사띠’를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말고 챙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책 속에서 저자 활성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분이 저더러 그럽디다. 스님은 맨날 팔정도만 얘기하십니다.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한다는 의미이지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부처님 말씀이 전부 팔정도 얘기 같습니다. 여러분도 공부하면 할수록 팔정도의 필요성을 분명 느끼실 겁니다. 법을 잘 알고 실천해야 되는데, 그 법을 실천하는 방법에서 가장 잘 정리된 게 팔정도지요. 그래서 부처님께서 팔정도를 고귀한 길이라고 하신 겁니다.”라고 팔정도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로 이 책은 마음챙김인 ‘사띠’를 중심으로 누구나 팔정도를 바르게 걸을 수 있는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부처님 원음을 담은 경전 가운데, ‘사띠’ 공부에 기본이 되는 〈자비경〉 〈염신경〉 〈염수경〉을 부록으로 함께 실었다. 또한 마음챙김을 위해 바른 자세를 알려주는 ‘어떻게 앉는가’를 붙임으로 넣은 것도 특징이다.

책의 구성은 그동안 ‘고요한 소리’서 펴낸 활성 스님의 법문집 ‘소리’ 문고에서 ‘지금·여기 챙기기’ ‘소리 빗질, 마음 빗질’ ‘참선과 중도’ ‘참선과 팔정도’ 등 네 편을 골라 실었다. 그래서 책은 총 4장이다.

이 가운데 활성 스님의 핵심 가르침인 ‘지금·여기 챙기기’ 편에서는 “우리는 지금·여기에 증오가 일어날 때 ‘증오가 일어난다’고 보아야 할텐데 지금·여기가 아닌 바깥에 있는 남을 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다’는 사실만 챙기고 있는 것이지요. ‘그가 옳다, 그르다, 억울하다’ 등 바깥에 마음을 다 팔고 있으니, 자기 내부에서는 갈등과 고뇌가 끝없이 실타래처럼 이어가건만, 거기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입니다. 여기서 바깥은 필연적으로 과거입니다.

지금·여기를 보는 것은 그런 태도가 아닙니다. 자기의식을 객관화시켜 그것에 마음을 딱 앉혀서 내가 ‘말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관한다면 그것은 마음을 잘 챙기고 있는 것입니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활성 스님이 생각하는 바른 마음챙김이란 어떤 것일까? 스님은 이 책 제 4장 ‘참선과 팔정도’ 편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남은 잘보는데 자신은 볼 줄 몰라요. 남의 허물, 남의 욕심은 너무 빨리 보지요. 그래서 매사를 남 탓으로 돌리고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게 우리의 초라한 모습입니다. 그것을 이 법당에 들어올 때 만이라도 멈춥시다. 이 법당은 바로 거울집입니다. 내 마음을 비추는 이 거울집에 들어와 그 거울을 닦아 나를 제대로 보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렇게 자기를 돌아보는 회광반조의 공부가 바로 바른 마음챙김, 정념의 출발이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계를 닦은 사람이 청정한 마음을 갖출 수 있고, 그 마음을 가져야 마음 챙김 단계에서 자기를 보는 노력에 진정성이 있습니다.”라고.

활성 스님은 그동안 자신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단연코 ‘출가(出家)’라고 꼽는다. 1960년대 ‘독서신문’이라는 주간지 기자로 일하다 양산 통도사 극락암서 경봉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직장 다니면서 친견한 경봉 스님이 ‘한 생 안 난 셈 치고 살아라’라고 경책 했을때까지만 해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고 한다. 이후 함께 바둑 둔 검사 친구와 그 가족이 사고로 죽자 세상살이가 무심히 느껴졌고, ‘안 난 셈 치라’는 큰스님 말씀이 그제야 마음에 꽂혀 화두를 삼고 출가를 결심했다.

저자인 활성 스님은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불자들에게 당부한다. “진정한 나 자신으로 돌아가 사람값 제대로 할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자기 여건을 사람값에 맞추려 한다면, 그것은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결정적 모멘트를 포착하는 것이 됩니다. 그때부터 사람살이를 하는 겁니다. 사회살이로부터 사람살이로 바뀌는 것이지요. 사람살이 하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삼마아사띠, 즉 바른 마음챙김입니다. 욕심내지 말고 꾸준히 바른 마음챙김, 정념 공부에 힘쓰십시오. 이것이 사람살이를 위한 길입니다.”

▲저자 활성 스님은?
  30여 년간 손바닥만 한 크기의 소책자를 발간하며 ‘붓다의 가르침’을 알려온 활성 스님. 스님은 ‘지금 여기서 마음챙김 하는 데 그 길이 있다’고 설파한다. 
  30여 년간 손바닥만 한 크기의 소책자를 발간하며 ‘붓다의 가르침’을 알려온 활성 스님. 스님은 ‘지금 여기서 마음챙김 하는 데 그 길이 있다’고 설파한다. 

1938년 태어났다. 1975년 통도사 경봉 스님 문하에서 출가했다. 통도사 극락암 아란야, 해인사, 봉암사, 태백산 동암, 축서사 등지에서 수행 정진 했다. 현재는 지리산 토굴서 정진 중이며, <고요한 소리> 회주로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