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갤러리 개관 기념 ‘단청’
1월 20일~2월 14일까지 열려

노재학 문활람 등 7인 참여 해
단청 주제로 한 현대적인 작품
사진, 회화 등 20여 점 선보여

“한국 단청 고구려벽화서 보여
단청의 예술적 가치 인식 부족
충분한 조명과 모색 활용해야”

노재학 作, 울산 신흥사 구대웅전 천정반자의 종다라니, 사진
노재학 作, 울산 신흥사 구대웅전 천정반자의 종다라니, 사진

 

한국의 단청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변화를 모색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인사동에 문을 연 무우수갤러리(대표 조수연)는 2월 14일까지 개관 기념으로 기획전 ‘단청’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노재학(사진), 문활람(문화재 모사), 이양선(회화), 정금률(음향), 최경준(영상), 최문정(전통회화), 황두현(회화) 7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회화, 사진, 영상, 음향, 설치 등 단청을 소재로 하여 제작한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단청은 건축물에 여러 가지 색깔의 무늬와 그림을 그려 장식하는 것으로 건축물을 아름답게 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비바람, 햇빛 등으로 인한 건축물의 손상과 훼손을 막아 오랫동안 건축물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에서 가장 아름다운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단청은 위의 목적 이외에도 잡귀를 막거나 건축물의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다.

단청은 청색ㆍ적색ㆍ황색ㆍ백색ㆍ흑색의 다섯 가지 색을 기본으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목조건축물에 다양한 무늬와 그림으로 그려져 왔다. 한국의 단청은 고구려 벽화에서부터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주변국의 단청과는 차별화된 한국만의 특색을 가지고 발전했다. 다양한 문양의 조합과 오방색으로 이루어진 한국의 단청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건축에 사용됐는데, 그 가운데 장엄적 기능은 여러 분야로 활용됐다.

독특한 색의 조합과 다양한 문양으로 이루어진 한국의 단청은 관공서에서는 물론 각종 국제행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사용되는 등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 중 하나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청의 장엄적 가치에 비해 단청의 예술적 가치와 활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명과 모색이 부족한 현실이다. 무우수갤러리는 “단청의 발전을 위해서는 단청의 의미부터 다시 짚어보아야 한다”며 “단청을 단순 기술적인 표현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은 변해야한다”고 말한다.

전통미술의 현대화에 앞장서고자 문을 연 무우수갤러리가 개관 기념으로 마련한 이번 첫 전시는 단청에 대한 충분치 못한 예술적 가치의 인식과 그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단청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이끌어 내고, 관람객들에게 단청의 역사, 재료, 제작 과정, 제작 방법과 예술성 등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활람 작가는 특수기법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의 석채(石彩) 모사도를 선보인다. 일본 동경예술대학 대학원 문화재보존수복학과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통해 문화재모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문 작가는 작가만의 특수기법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모사연구를 오랫동안 해왔다.

△노재학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오랜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한국의 전통 단청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끌어낸다. 노 작가는 그 동안 단청이란 주제로 많은 작품 활동과 출간에 매진해왔다. 한 장의 사진이라도 제대로 남기기 위해 같은 장소를 수십 번 찾았으며, 수백 번의 셔터를 눌러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과 작품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노 작가는 사진과 미학을 독학하며 궁궐과 전통사찰, 서원 향교의 유가건축 등에 남아 있는 단청문양을 20여 년간 관찰ㆍ연구해 왔다. 노 작가는 고색창연한 단청문양을 인공조명이 아닌 자연 빛을 이용해 사진에 담았으며 전통 단청의 세계를 대칭과 비대칭, 자기 유사성의 반복 등 수학의 프랙탈 원리와 테셀레이션 기법으로 재해석했다. 노 작가의 사진 작업은 궁궐, 전통사찰 등의 천정반자에 장식한 단청문양을 전면적으로 종합하고 조명한 최초의 집대성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문정 작가(중요문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전수교육조교)는 지금까지 단청 문화재 발전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많은 노력을 이어왔다. 단청 채색 현장에서 단청을 하며 전통단청은 물론 전통 단청의 현대화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단청의 독특한 문양과 색감을 활용한 새로운 구상으로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다.

△이양선 작가는 세종미술인상을 수상한 작가로, 단청에 사용되는 오방색을 활용하여 한국의 철새, 무궁화 등을 작품의 주제로 작업해 왔다. 오랜 작품 활동에서 오방색을 응용하며 한국적인 작가만의 작품세계를 이끌어냈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황두현 작가는 문화재수리기능자, 기술자(단청)로 청년단청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작가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전통문화우수상품전 대상 수상자인 황 작가는 전통단청을 ‘레고’라는 장난감과 곤충, 운동화에 대입시키며 작가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단청을 새롭게 재해석한 황 작가의 작품세계는 지난 몇 차례의 전시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최경준 작가는 여러 미디어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해온 젊은 작가로 환경부 주관 환경포스터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영상미술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잘 드러내는 작가로 미디어아트와 문화유산을 연결 짓는 작업에 참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청이 갖는 예술적 가치를 영상으로 표현했다.

△정금률 작가는 다양한 소리를 이용하여 공간을 표현하고, 재생되는 음향으로 공간의 재현, 확장, 변형을 추구하는 작가다. 색은 각각의 파장을 가지고 있고 시신경이 그 파장을 받아들여 인지하고 구분해내는데, 이것은 사람이 소리를 감지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기도 하다. 작가는 빛과 소리가 파장으로 전달되는 것이라는 전제 아래 붉은색과 녹색을 소리로 표현했을 때의 모습과 그것이 일정한 패턴과 상징을 가진 단청처럼 구성이 됐을 때의 모습을 표현했다. 단청의 이미지를 소리의 패턴인 리듬과 화성으로 표현하여 스피커가 장치된 천장에서 그 소리들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조수연 무우수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나라 단청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적 저력을 확인하고 세계로 확장시키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고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문의 (02)732-3690

황두현 作, Dharma Figure 1, 150×100, 면에 채색
황두현 作, Dharma Figure 1, 150×100, 면에 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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