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전국비구니회 출범 1년, 성과와 과제는

집행부?운영위 등 150여명
대중공의?소통 위한 결과물
위원회 신설로 투명성 확보
비대면 교육 시스템 안착도
복지 위한 기틀 마련 ‘화두’

제12대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출범 1년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한 본각 스님은 취임 일성으로 ‘소통’과 ‘실천’을 내걸고, 비구니 승가복지 강화,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대사회역량 확대, 전국비구니회 내실 강화 등을 추진과제로 선포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러 난관에도 상당부분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특히 12대 전국비구니회는 역사상 가장 많은 소임자가 활동 중이며 추진력과 실행력에서 그야말로 첫 손 꼽을 만큼의 활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국비구니회 출범 1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 남은 추진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원칙에 따른 민주적 운영

제12대 전국비구니회는 출범 후 지난 1년간 이례적일 만큼 압도적인 성과를 일궈냈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올해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시시각각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내실 강화를 위한 기틀을 확립했을 뿐 아니라 비대면 시스템 도입 으로 시대적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등 이미 공약의 상당수를 실현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조직 운영의 민주화와 투명성 강화다. 제12대 전국비구니회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운영시스템을 체계화했다. 특히 기존에 집행부와 운영위원회 등 소수 인원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방식에서 탈피해, 분야별 위원회를 출범?가동함으로써 대중 공의를 통한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

현재 가동 중인 제위원회는 인사?포상?징계위원회, 회칙제?개정위원회, 원로?명사추대위원회, 감사위원회, 복지정책위원회, 회장선출위원회, 종회의원선출위원회, 특별위원회 등 8개다. 향후 추가적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회칙제개정위원회 활동도 눈에 띈다. 그간 미비했던 운영규칙과 회칙을 면밀히 살펴 개정안을 도출했으며, 이는 지난 6월 열린 28차 운영위원회와 13차 정기총회를 거쳐 현재 입법예고 상태다. 2021년 3월 총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국비구니회 운영의 체계적인 기틀이 확보됨은 물론이고 원칙과 규정에 따른 민주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업무 효율 극대화

12대 전국비구니회가 회장 본각 스님의 공약인 ‘일하는 전국비구니회’의 현실화를 위해 집행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점도 눈에 띈다. 기존 호법부와 섭외부 등 역할이 불분명했던 부서를 없애고 실질적인 역할에 따라 부서를 통폐합해 1실(기획실), 6개부(총무부, 재무부, 교육부, 문화포교부, 사회복지부, 국제부)로 개편했다. 또 각 부서별 업무분담표와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회칙에 명시한 점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와 함께 사찰음식연구소와 차문화연구소를 부설기구로 신설해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비구니승가가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국 19개 전국비구니회 지회를 새롭게 구성해 활성화시키고 지역간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성과다. 지회별로 선출하는 운영위원회 배정인원도 서울?부산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별 분류에 중앙본회와 전남광주, 경북 1?2지부, 경남1?2지부 등을 추가하는 등 재편했다.

그 결과 12대 전국비구니회는 소임자 수만 역대 최고다. 회장단 7명, 집행부 14명에 부설기관과 법룡사 소임자만 30명이 넘으며, 전국 지회 소임자를 포함한 운영위원회 스님만 110여명이다. 그만큼 많은 대중들이 전국비구니회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비대면 교육시스템 안착

올해 지속됐던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어려움이 컸던 분야는 교육이다. 전국비구니회는 비구니 스님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조계종 연수교육을 비롯해 일상 의례?염불, 설법?스피치, 경전강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올 3월부터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비구니회는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교육체계를 도입하기로 결단을 내렸고, 이후 다양한 강의들이 대면?비대면 동시 활용으로 진행됐다. 즉각적인 비대면 시스템의 도입과 안착은 다른 종단 및 불교계 단체와 비교할 때 대단히 즉각적인 대응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활용에 대한 실무교육도 진행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2021년부터는 올해 구축한 강의 프로그램과 비대면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여, 더 많은 비구니스님들이 강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비구니 승가복지

전국비구니회의 또다른 화두는 ‘비구니 복지’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의 주거 안정성 확보는 당면과제다. 나아가 비구니 스님들이 함께 거주하며 함께 수행하고 포교할 수 있도록 ‘승가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전국비구니회는 최근 복지정책위원회(위원장 정관) 주도로 비구니 스님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비구니 스님들이 당면한 생활상황을 살피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조사 결과 60~64세 비구니 스님들은 91.8%가 승가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6.8%였다. 또 50~59세의 경우 92.8%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불피요하다는 응답은 7.2%로 나타났다. 총 조사대상인 600여명의 응답률이 50% 미만이라 객관성을 담보할 수는 없지만, 승가공동체의 필요성이 압도적인 수치로 나타난 만큼 비구니 스님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염두해야 할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본각 스님은 “출가자 수는 줄고 탈종교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비구니 스님 한분 한분이 점점더 소중하고 귀하다”며 “전국비구니회가 6000여 비구니 스님들의 안정적인 삶과 수행, 다양한 활동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듣고 고민하고 소통하겠다.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인터뷰 2면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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