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을 벗어난 금빛물고기

선사들 대표 법거량, 칼럼 등
한국불교에 필요한 주제 묶어
인간 행복·자유에 대한 산문

그물을 벗어난 금빛물고기 / 김종만 지음 / 시간여행 펴냄 / 1만5천원

 

신간 〈그물을 벗어난 금빛물고기〉는 부처님 가르침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모색하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32년째 불교 언론에 종사하면서 지금까지 기사와 논문, 칼럼, 연재 등 다양한 부분의 많은 글을 썼다. 이번 책은 저자가 회갑을 맞아 그간의 글들을 정리해 묶은 것이다. 거칠고 비판적인 원고는 제쳐두고 현재의 한국불교에 필요한 주제의 글들을 추렸다.

책은 한국불교의 핵심인 선(善)과 교(敎)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적이 무엇인가를 다루고 있다. 선이라고 해서 과정이 다르거나 교라고 해서 방편이 다르지 않다. 부처님의 마음과 말씀이 다르지 않으므로 여러 가지 방편을 내세우는 선이라고 해서 궁극엔 교가 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의 글은 선학적인 면에서든 교학적인 면에서든 시종일관 이러한 점을 견지하며 자신의 논지(論旨)를 전개하고 있다.

제1장 ‘공안으로 세상읽기’는 〈벽암록〉, 〈무문관〉, 〈종용록〉 등 3대 공안집에 나오는 대표적인 법거량을 소개하고 풀이한 일종의 해설 컬럼이다. 공안을 단순히 화두(話頭)로 치부해, 현학적(玄學的)으로 접근하거나 수수께끼 식으로 풀이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세상과의 교감과 소통을 위한 소재로 활용했다. 총 17편의 ‘공안으로 세상 읽기’는 세계화 시대를 맞아 대중들과 어떻게 교감하고 소통해야 하는지를 과거 선사들의 법거량에서 그 교훈과 메시지를 찾고 있다.

제2장 ‘법고를 두드리며’에서는 그간 저자가 불교 언론에 발표했던 글들을 추려 모은 칼럼이다. 공안이 출가 수행자의 치열한 구법의 현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 칼럼들은 세속에 던지는 화두라고 할 수 있다.

제3장 ‘기복은 불교가 아니다’는 〈불교평론〉 2002년 봄호에 ‘기복 불교 옹호론의 문제점’이란 제목으로 게재된 글이다. 한국불교의 현 모습은 기복신앙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기복으로 이루어진 이러한 현상은 2천만 불교도를 내세운다 해도, 진정한 불교가 아니라는 점에서 반드시 극복해 내야 할 한국불교의 과제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글은 부처님의 근본 교리에 입각한 정법불교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다시 게재하게 됐다고 한다.

부록으로 실린 ‘인권문제의 불교적 대안’은 현하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과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관련 불교의 교리적 입장에서 살펴본 글이다.

이 책의 전반은 이렇듯 인간의 행복과 자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깨달음이란 나날이 발전해 나아가는 향상일로(向上一路)의 과정이며 목표다. 향상일로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정진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다. 부처님은 그래서 “한 시도 쉼 없이 정진하고 또 정진하라”는 유훈(遺訓)을 남기셨다. 이 책은 이것을 분명히 일러주는 안내서이다.

저자 김종만은 불교신문 취재ㆍ편집차장을 거쳐 주간불교와 법보신문 편집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제주불교 편집국장, 월간 붓다 편집인, 불교저널 & 월간선원 편집장을 지냈다. 10ㆍ27법난 명예회복위원회 명예회복 추진반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불교신문 편집국장으로 있으며 (사)평화로운세상만들기 정책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호국불교의 반성적 고찰’ 등이 있으며, 저서로 〈마음의 밭에 달빛을 채우다-선 시 읽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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