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서울 법룡사서
코로나로 행사 대폭 축소
소임자 스님 30여명 모여
성과 되짚고 원력 재결집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 본각 스님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기념행사는 대폭 축소됐지만, 12대 집행부를 비롯해 1년간 각자의 위치에서 전국비구니회 실무를 이끈 30여명의 소임자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비구니회 발전을 위한 원력을 다시금 모아냈다.

전국비구니회(회장 본각) 12대 출범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11월 24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에서 조촐하게 진행됐다. 애초 전국비구니회는 12대 전국비구니회 출범 1년을 돌아보는 자자회, 혹은 비구니회와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축제의 장으로 행사를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존계획은 전면 취소하고 내부행사로 전환했다.

행사는 비구니승가연구소장 수경 스님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어산종장 동환 스님의 법고 시연과 전국비구니회 1년간의 행보를 담은 동영상(제작 효석 스님) 상영, 본각 스님의 인사말, 화정 스님의 후원금 전달, 소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은 작은 음악회로 이어졌다. 음악회는 법룡사 합창단과 이진구 작곡가의 피아노 독주, 유현주 지휘자의 성악 공연으로 꾸며졌다.

사회자 수경 스님은 지난 1년의 행보를 담은 영상 상영 이후 “외유내강 그 자체인 회장 스님을 중심으로 한 12대 전국비구니회는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일굴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실제로 전국비구니회에는 지난 1년간 새로운 바람이 일었다. 조직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는 제위원회 출범과 운영으로 꼽힌다. 인사?포상위원회와 회칙제개정위원회, 원로?명사추대위원회, 복지정책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분야에 따라 별도의 위원회를 통해 전국비구니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민주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으로 구축했다.

교육의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만큼, 코로나 시국에도 빠르게 비대면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상황에 따라 대면강의와 병행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또 회장 본각 스님을 비롯한 10명의 소임자 스님들이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에 상주하며 업무효율을 극대화하는 가운데, 사찰로서의 기능도 활성화됐다. 20여년간 쓰레기장으로 방치돼 답보상태였던 회관 도입로 인근을 공원으로 조성했고, 메따카페 운영을 통해 재정 안정화의 한 방안으로 기틀을 다졌다. 특히 이날 회관 1층 메따카페 봉사자들은 그간 카페 수익금 중 2000만원을 승가복지기금으로 기탁해 의미를 더했다.  

본각 스님은 “벌써 1년이 지났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며 “전국비구니회의 지난 1년 동안 운영위원회와 19개 전국 지부, 부설기관과 집행부 등 각각의 위치에서 소임에 최선을 다해주신 분들의 노고가 크다”고 깊은 감사를 전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평택 명법사 주지 화정 스님이 비구니회관의 음향시설 개선을 위한 기금 1억원을 기탁해 눈길을 끌었다. 화정 스님은 “한글 창제의 주역이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신미대사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마련한 1억원이 비슷한 영화 개봉으로 사용처를 잃게 됐었다”며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노후화된 전국비구니회 음향기기를 교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회관 건립불사를 이루신 선배 스님들의 원력 덕분에 연꽃 몇 송이 피우는데 보탬이 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이날 행사는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및 체온 측정,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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