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대만 3국 합작해
토다이지 ‘집금강신’ 복원

원본과 동일한 크기로 실물 복원된 집금강신 사진출처=닛폰닷컴

도쿄예술대학교 연구생들이 토다이지(東大寺)의 집금강신 불상을 복원해 화제다. 특히 이번 복원은 일본, 중국, 대만 3국의 학생들이 합동으로 복원해 더욱 뜻깊다. 지난 11월 13일 일본의 ‘닛폰 닷컴’은 도쿄예대 연구생들의 불상 복원을 특별보도했다.

이번에 복원 제작된 집금강신 불상은 일본의 국보로 일본에서도 희귀한 8세기경의 소조건칠 불상이다. 소장처인 토다이지의 전승에 따르면 이 불상은 사찰이 창건되기 이전에 조성됐으며 초대 주지를 지낸 료벤 스님의 원불로 전한다. 이러한 까닭에 이 불상은 감실에 소중히 봉안되어 토다이지에서도 1년에 단 하루만 대중에 공개되고 있다. 덕분에 높이 170cm의 커다란 소조상은 채색을 포함한 모든 보존 상태가 뛰어나 미술사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복원팀은 “집금강신상이 입고 있는 갑옷의 형식으로 보아 당시 실크로드에서 무역상으로 활약했던 이란계 소그드인 무장을 본뜬 것으로 추정한다. 매우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허리 장식 등에서 불상의 제작이 일본이나 중국이 아닌 실크로드의 어느 곳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소조건칠 제작법은 당시 선진국인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후에 일본에 전해진 제작법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불상복원은 도쿄예대의 원로교수 야부우치 사토시 교수의 연구실에서 이뤄졌다. 야부우치 교수는 토다이지가 소재한 나라시의 마스코트 캐릭터 ‘센토군’을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야부우치 교수는 10여 년전 종합 과학조사로 실측된 집금강신의 데이터를 이용, CG를 이용해 영상복원을 마친 후 원본과 동일한 크기로 실물 복원에 나섰다.

이번 복원작업에서 실제 제작을 맡은 연구생들은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합쳐 10명이 채 되지 않는 소수정예. 이 중 중국과 대만에서 온 유학생 5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술 스텝으로 몇몇 중국인 학생들이 함께했다.

불상 복원의 실무를 맡은 시게마츠 유지 박사는 “중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건칠소조라는 제작기법과 보존 및 복원법을 1300년 전의 보은이라 생각하고 유학생들에게 전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들이 자국의 문화재 보호 및 복원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며 복원작업의 의의를 전했다.

이번 복원 작업은 불상이 조성된 당시의 극채색과 사용된 안료들을 이용해 복원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일본에서 나지 않는 일부 석채안료의 경우 중국에서 구해오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채색팀 주임 이이누마 하루코 강사는 “1300년이 넘은 불상치고는 보존상태가 좋지만 채색의 열화가 일부 진행되어 복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연구실의 일본, 중국, 대만 3국의 학생이 모여 불상을 채색하는 모습은 1300년전, 어느 불상공방의 환영을 보는 느낌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특히 집금강신상의 채색에는 운간법(픇퓼法)이라는 특수 채색법이 사용돼 채색이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전했다.

복원된 집금강신상은 내년 봄 원본이 소장된 토다이지에 봉안되며 오는 11월 19일부터 도쿄예술대학 전시실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김민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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