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권위원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저변 확대를 꾀한다고 한다. 부처님 가르침인 ‘不二’ 사상을 새로운 화두로 삼아, 인류를 넘어 지구공동체를 위한 비핵화와 환경운동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불교인권위원회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면서, 그 행보가 침체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불교인권위원회는 1990년 창립했다. 사회적으로 인권에 대한 의식이 저조한 시기, 민주화를 향한 열망에 발걸음을 맞추며 ‘불교 인권’의 새로운 정의를 깃발삼아 두각을 드러냈다. 사형제 폐지 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집지어주기 운동, 노동과 평화통일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어 소외된 이들의 인권신장에 기여했다.

그렇게 3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불교인권위원회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재정 부족으로 매순간 운영의 어려움에 직면했고, 활동도 서서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조계종 인권위원회 출범 추진 계획은 성사되지 못했고, 한국종단협의회 산하 기구로 재정비되면서 조직 여건은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운영상황은 열악하다. 불교인권위원회를 바라보는 불교계 시선 속에 다소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이유다. 

그럼에도 기대는 여전하다. 과거 불교단체의 한축을 담당하며 불교계 인권 운동의 기치를 세웠던 만큼,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리라는 믿음 덕분이다. ‘不二’ 사상이 진정한 인권 운동의 기폭제가 되어 불교인권위원회의 위상과 발전에 든든한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 동시에 그동안 추진해 왔던 사업을 체계화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수립하는 등 조직 안정화에 대한 노력도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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