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불논단] 불교적인 군주란
[현불논단] 불교적인 군주란
  •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 승인 2020.11.18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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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호법군주 아쇼카
불교외호 ‘담마라자’ 남겨
공평·공정 가치로 전법

트럼프 대통령의 혐오 발언
차별과 사회 갈등 단초 제공
모범으로 국민 이끌 책임있어
2년 뒤 불교군주가 탄생하길

우리는 인도 마우리야 왕조의 3번 째 왕이었던 아쇼카(Ashoka)를 최고의 재가불자라고 이야기한다. 아쇼카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인도 동부 갠지스강 중하류지역에 머물러 있었던 불교가 인도 전역으로, 스리랑카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담마라자(dhammarja)란 개념을 통해 불교를 진흥하고 보호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불교적인 군주관을 정착시켰다. 아쇼카 이후 수많은 스리랑카와 동남아시아의 군주들이 스스로를 담마라자로 자리매김하고 불교 교단에 보시하는 등 불교를 진흥하고 보호하는 일에 앞장섰다. 

사실 아쇼카는 인간적으로 매력 있는 사람이었다. 인도 전역에 남아있는 아쇼카 비문에 의하면 그는 불교의 불살생과 자이나교의 비폭력 그리고 동인도의 관습을 결합하여 그 자신의 도덕률인 다르마(dharma)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개인적인 윤리관인 다르마를 국가와 사회를 통치하는 수단으로 발전시켰다. 따라서 아쇼카는 모든 일에 있어서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여 국민이 자신을 따르도록 유도했다. 아쇼카 비문은 자신의 도덕률을 인도 국민에게 알리는 수단이었고 아쇼카의 진솔한 마음이 글에 담겨 있다.

 아쇼카는 먼저 모든 국민을 공평하고 공정하게 다스리겠다고 선언한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나의 자녀와 같다. 마치 부모가 자식을 다루듯이, 모든 국민을 사랑으로 다스리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20세기가 되어서 가능했던 인권선언이 기원전 250년 경에 나왔다. 아쇼카는 이와 함께 노인을 공경하고, 모든 종교에 관용적이며, 생태적 입장에서 동물과 식물을 보호하고, 가난하고 힘든 국민을 도우라고 국민에게 가르쳤다. 

그리고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앞으로 다시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비폭력 선언을 했고 불살생으로 시작되는 불교의 5계를 지킬 것을 권장했다. 아쇼카의 노력은 국내에만 머물렀던 것이 아니라 이웃 나라로 확대되었다. 그는 이웃 나라로 신하들과 불교의 스님들을 파견하여 자신의 다르마를 알리려고 노력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불교가 성공적으로 스리랑카에 정착되었다.

얼마 전 있었던 미국 선거에서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선거에 져서 물러나게 되었다. 불교적 척도로 보았을 때 그는 어떤 대통령이었을까? 

그는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일방적으로 독주하여 세계질서를 흔들었고,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아서 흑인과 히스패닉 국민에게 상처를 주었으며, 이슬람에 대한 차별을 부추겨서 이슬람교도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여 지구 온난화를 방조했으며, 총기규제를 완화하고 총기 소유를 권장하여 총기에 의한 폭력을 불러일으켰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를 다른 대책 없이 폐지해서 국민을 어렵게 했으며, 부유한 사람의 세금을 대폭 감면하고 자신도 거의 세금을 내지 않아서 국가적 도덕적 해이를 일으켰다.

어떻게 보면 그는 아쇼카와 같이 스스로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이를 통해 국민을 올바른 길로 이끌겠다는 생각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지난 4년간 그가 했던 행동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각각에 있어서 불교적인 군주와 정반대되는 길을 선택해온 것 같다. 
 
그의 퇴진은 이때까지 그가 행한 이러한 행위들의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불현듯 2년 후 있을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불교적 군주관을 척도로 어림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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