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서 불교 지킨 영관 선사 일대기
김행수 각본ㆍ감독 세미다큐멘터리
전무송ㆍ김세홍, 고불ㆍ부용 역 맡아

 

부용 영관선사를 연기하는 배우 김세홍

 

억불의 조선에서 꺼져가는 불교를 지켜낸 부용 영관 선사의 일대기가 세미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다. 제작사 시네프랜드는 사천시 문화재단과 함께 세미다큐멘터리 ‘6조’ 제작을 결정하고 지난 10월 29일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참판집 노비의 집안에 태어난 영관(김세홍 분)의 어릴 적 속명은 구언이다. 구언은 양반집 아이들처럼 학문에 뜻이 있었지만 노비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부 자체를 할 수 없었다. 구언은 어린 나이에 이미 사회의 불평등과 불합리함에 대한 고뇌를 시작한다. 구언의 부친은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서도 고불선사(전무송 분)가 탁발을 오면 고구마 하나라도 공양하는 불심 깊은 불자였다. 구언과 고불선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고 불평등한 현실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었던 구언은 마침내 고불선사를 찾아 출가한다. 당시 조선에서 출가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죽음과도 같은 것이었지만 구언은 목숨을 건 수행자의 길을 시작한다. 구언은 고불선사로부터 영관이라는 법명을 받고, 태고 보우 법맥의 5조인 벽송 지엄선사로부터 법을 받아 6조가 된다.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삼은 조선은 승려의 신분을 천민 백정보다 못한 제일 하층계급으로 강등시켰다. 불교가 힘겨운 시대 속에서도 그 맥을 놓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은 영관 스님을 비롯한 많은 선지식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행수 감독은 “부용 영관 스님의 삶을 조명하고자 하는 것은 불교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선시대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끝까지 불교를 지켜낸 숭고한 정신에 가치를 두고 널리 알리고자 함이다”고 작품의 취지를 밝혔다.

구례 화엄사와 아산 외암민속마을 등지에 촬영 중인 ‘6조’는 현재 약 30%의 촬영을 마쳤다. 런닝타임, 상영방법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불교매체와 편성을 추진할 계획이며, 유튜브 등으로도 발표할 예정이다.

김행수 감독은 1985년 영화 ‘단’으로 데뷔했다. 1991년 교각 스님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지장보살 신라승 김교각’을 제작했으며, 2018년 3월 소설 ‘공유’를 출간하는 등 불교적인 영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고불선사를 연기하는 배우 전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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