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양주 수진사에서 발생한 개신교인의 방화 사건과 관련, 종교평화위원회가 반복되는 훼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 같은 행위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왜곡된 종교 신념에 의한 증오범죄의 일환임을 명확히 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등 일보 진전된 사회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는 11월 3일 남양주 수진사 방화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개신교인에 의해 자행되는 사찰 방화를 근절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종평위는 개신교에 대해 “폭력과 방화를 양산하는 종교가 아니라 화합의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평위가 성명서에서 특정종교계를 직접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일침을 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개신교인의 훼불 사례가 반복적으로 이어져 온 데 따른 것으로, 종평위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개신교인에 인한 방화 피해는 그동안 문화재를 보유한 부산 범어사, 여수 향일암 같은 천년고찰은 물론 다수의 사찰에서 발생했다”며 “불상 훼손 또한 멈춤이 없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종평위는 나아가 “불교계는 그동안 사회 안정과 종교 평화를 위해 한없는 연민과 자비심으로 인내해 왔지만 성숙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고통을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앞으로 훼불 사건을 용인하지 않음은 물론 근본대책 마련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종평위는 “여전히 공공기관에서의 성시화 운동과 개신교인의 사찰 땅 밟기, 군대?법원에서의 정교분리 위배, 방송언론에 의한 종교편향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종교차별과 편향이 21세기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종평위는 개신교단의 지도자와 목회자들에 대해 “개신교 신자들의 이 같은 반사회적인 폭력행위가 개신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공표하여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종평위는 특히 공권력에 대해 “특정종교의 이러한 불법적이고 반사회적인 각종 행위를 언제까지 방치하고 관망만 할 것”이냐고 반문한데 이어, “경찰과 검찰은 사찰 방화를 정신이상이 있는 개인의 소행으로 치부하지 말고 해당 교인이 소속된 교단에서 이와 같은 폭력행위를 사주하거나 독려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조사하여 이러한 사회화합을 저해하는 폭력행위의 근본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다 근본적인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와 국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종평위는 “우리 사회는 나이, 성별, 지역,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증오를 키우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는 이제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반사회적인 폭력, 방화, 위협 등에 대해서 엄벌하고 증오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