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운동 64주년 기념
“소녀 살해사건에 분노”

불교로 개종한 달리트들이 BR암베드카르 박사의 종손 레이라탄 암베드카르와 스님들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출처=theprint.

인도 카스트제도의 최하층 계급 달리트(Dalit) 230명이 카스트제도에 반발하며 불교로 개종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카스트제도의 특권층 남성들로부터 강간·살해당한 달리트 소녀의 죽음에 분노하며 개종을 결심해 이목을 끌었다.  

불교 인터넷 매체 부디스트도어(Buddhist Door) 등의 10월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의 가지바드시(市)에서 230명 이상의 달리트가 불교로 개종했다. 이날 개종식은 1956년 정치·사회 개혁가 BR암베드카르 박사에 의해 최초로 시작된 개종운동의 6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암베드카르 박사의 종손 레이라탄 암베드카르(Rairatan Ambedkar)도 참석했다.

개종식에 참여한 파완 발미키(27)는 가지바드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 입사 지원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 “달리트로서 조회되는 소위 ‘예약 카스트’로 불리는 인도의 단체와 연관된 성(姓) 때문에 청소부 업무만 제안받았다. 인도 헌법이 보장하는 그 단체는 공식적으로 역사·사회적 장벽을 허물기 위한 보호조치를 취했다.

그는 “나는 청소부에 지원하지 않았지만, 당장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우리는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이러한 차별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개종식은 지난 9월 14일 뉴델리와 아그라 사이에 위치한 하트라스 출신 19세 달리트 소녀 마니샤 발미키가 상위 카스트 계층의 남성 4명으로부터 강간 후 살해당한 사건에 항의하는 취지도 반영됐다.

이 사건은 카스트에 기반한 잔학 행위로 전국적 분노를 일으켰다. 특히 당국 경찰은 마니샤 발미키의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동의조차 구하지 않고 시신을 화장해 논란에 부채질을 했다.

개종식에 참여한 인더 람(65)은 “19세의 달리트 소녀가 성폭행도 모자라 살해까지 당한 일을 보면서 개종하기로 결심했다”며 “불교에는 카스트가 없다. 불교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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