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삼고팔고(三苦八苦)

부처님법의 핵심인 사성제를 요약하면, 인생이 일체개고(一切皆苦)[苦]인데, 그 원인[苦集]은 관능적인 갈애(渴愛)[欲愛], 당길심[무엇이 되고 싶은 갈애, 有愛(貪愛)], 밀칠심[무엇을 회피하거나 제거하고 싶은 갈애, 無有愛(瞋?)] 등의 삼애(三愛)이다. 질병상태를 건강상태로 바꾸듯, 일체개고를 열반적정(涅槃寂靜)[苦滅]으로 바꾸려면 팔정도[苦滅道]를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느낌[受]은 세 가지[三受]로 대분할 수 있으니, 곧 즐거운 느낌[樂受]·괴로운 느낌[苦受]·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受, 捨受]이 그것이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3수를 말씀하시고, 또 존재하는 모든 느낌은 다 괴로움[一切皆苦]이라고 말씀하셨다.

<잡아함경> 제17권 473번 ‘선경(禪經)’에 보면, 한 비구가 선정에 들어 사유하다가 이 부분에 의문이 생겼다. ‘즐거운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도 있는데 왜 모든 느낌은 다 괴로움아라고 하셨을까? 그래서 선정에서 일어나 세존께 가서 이러한 의문에 대해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의 현상[行]은 무상하고 변역(變易)하는 법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모든 느낌은 다 괴로운 것’이라고 말씀하시고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강조하셨다.

“모든 행은 무상한 것이고, 모두가 변하고 바뀌는 법임을 알기에 느낌은 모두 괴로운 것이라고 말하나니, 바른 깨침[正覺]으로만 아는 바[所知]이네. [知諸行無常 皆是變易法 故?受悉苦 正覺之所知]” <雜阿含經 T0099_.02.0121a12-13>

인생고(苦)는 무수히 많지만, 대별하면 몸으로 느끼는 생·노·병·사(生·老·病·死), 마음으로 느끼는 애별리고(愛別離苦)·원증회고(怨憎會苦)·구부득고(求不得苦)·오취온고(五取蘊苦)의 팔고(八苦)를 들 수 있다. 8세기 초 당나라 학승 의정(義淨)이 한역한 율(律)인 <비나야잡사(毘奈耶雜事)>의 서술을 살펴보자.

“고성제란 무엇인가? 이른바, 생·노·병·사의 고(苦)와 애별리고(愛別離苦)·원증회고(怨憎會苦)·구부득고(求不得苦)와 간략히 말해 오취온고(五取蘊苦)를 고(苦)라고 이름한다. [云何苦聖諦。謂生苦病苦老苦死苦。愛別離苦怨憎會苦求不得苦。若略?者謂五趣蘊苦。是名爲苦。]”

<根本?一切有部毘奈耶雜事 T1451_.24.0407a07-9>

사리자(舍利子) 설(說), 현장(玄?) 한역의 <집이문족론(集異門足論)>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입장에서 약 200가지 용어에 대해 정의와 해설을 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론(論) 제5권 ‘삼법품(三法品) 제4의 3’에 삼고(三苦)에 대한 해설이 나온다.

“3고(三苦)의 성품[性]이란, 첫째는 고고(苦苦)의 성품, 둘째는 괴고(壞苦)의 성품, 셋째는 행고(行苦)의 성품[性]이다. [三苦性者。一苦苦性。二壞苦性。三行苦性。]”

<阿毘達磨集異門足論 T1536_.26.0384b20>

3고 중, 1) 고고(苦苦)는 한열기갈[寒熱飢渴, 춥고 덥고 배고프고 목마름) 등 몸의 괴로움과 뜻에 맞지 않는[不可意] 마음의 괴로움[身心之苦受], 2) 괴고(壞苦)는 몸의 즐거운 느낌과 뜻에 맞는[可意] 마음의 즐거운 느낌[樂受]이 변하고 부서지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여 생기는[樂受變壞或得不到] 괴로움. 3) 행고(行苦)는 사물이 변화무상해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物事變化無常 我?做不了主] 괴로움이다.

8고를 3고에 배대하자면, 생로병사 등 몸의 고통과 미운 사람 만나는[怨憎會苦] 마음의 고통은 고고(苦苦), 오취온고[변화무상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오온에 탐착이 있으므로 괴로움]는 행고(行苦),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애별리고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는 괴고(壞苦)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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