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29일 지정 예고
조선 경전·고려 청동북도
보물 기사계첩, 국보 승격

보물로 지정예고된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과 조선시대 경전과 고려시대 사찰명문 청동북이 보물로 승격·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121호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과 조선 초에 제작된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언해)〉 권상1의2, 고려 명종에 조성된 ‘미륵원’명 청동북을 보물로 승격·지정 예고한다”고 10월 29일 밝혔다. 보물 제639호 기사계첩은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은 1663년(현종 4)에 제작된 마애불로서, 경북 봉암사 옥석대에 위치해 있다. 제작 시기와 주관자, 존상(尊像) 명칭은 풍계 명찰(楓溪 明察, 1640~1708)의 문집 〈풍계집(楓溪集)〉에 수록된 ‘환적당대사 행장’을 통해 확인된다. 명찰은 17세기 승려 환적당 의천의 제자로, 이 책에 의천이 발원해 마애불을 조성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좌상은 높이가 539.6cm, 너비가 502.6cm 정도이며 머리 주변을 깊게 파서 광배 형상을 만들고, 위는 깊고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점차 얕은 부조로 처리했다. 특히 얼굴과 자세, 착의법 등 세부표현에서 ‘나주 죽림사 세존괘불탱(1622)’, ‘구례 화엄사 영산회괘불탱(1653)’ 등 17세기 괘불 표현요소를 찾아 볼 수 있어 불화와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다.

불상의 수인(手印)은 미륵불의 수인 중 하나인 ‘용화수인(龍華手印)’으로, 두 손으로 긴 다발형의 꽃가지를 쥐고 있는 모양이다. 1663년이라는 뚜렷한 제작연대를 염두에 둘 때 마애불 도상이 확인된 기준작으로 중요한 의의가 있다.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미륵원’명 청동북은 측면에 음각으로 새겨진 명문으로 통해 1190년(고려 명종 20) 미륵원에 걸기 위해 제작한 금고(金鼓)임이 확인된다. 

‘미륵원’명 청동북은 12세기 청동북 중에서 비교적 큰 크기의 대형 청동북이며, 문양의 조각 솜씨가 좋고 주조 기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시대 청동북의 제작 기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다. 

또한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언해)〉 권상1의2는 중국 당나라 승려 규봉종밀의 초본에 세조가 한글로 구결(口訣)한 판본을 저본으로 해 1465년(세조 11년) 주자소(鑄字所)에서 금속활자인 ‘을유자(乙酉字)’로 간행한 것으로 줄여서 〈원각경(圓覺經)〉이라고 부른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언해)〉 권상1의2는 전래되는 판본이 적은 귀중본으로서, 15세기 국어학과 서지학, 금속활자 인쇄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 등 6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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