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3799명 자살로 사망해
자살 증가 추세… OECD서 1위

자살은 단순한 개인 문제 아냐
자살자 1명에 6~7명 영향 받아
유족들 우울·불안 증세 시달려

종교계 단체들 자살예방에 동참
불교, 유족 템플스테이 등 진행
자살 유가족 배려에 더욱 힘써야

2020년 통계청의 ‘2019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만3천799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에 비해 자살사망자가 129명이 증가하였고, 자살사망률도 26.6명에서 26.9명으로 증가한 수치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은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 원인 1순위이고 40대와 50대에서는 사망원인 2순위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에 의하면, 자살사망자의 발생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살 이후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개인이 이 세상에 살다가 스스로 죽어서 없어지는 일이라고 간단히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살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은 스스로 태어나 혼자 살다가 홀로 죽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1명의 자살사망 발생으로 인해 6~7명이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였는데, 2019년 자살사망자로 단순 계산만 하더라도 한해 발생되는 유족의 수는 최소 8만 명을 상회하고 있어 그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자살유가족이 겪는 고통을 토인비는 죽음이 가하는 고통은 양날의 검과 같은데 죽은 사람보다는 살아남은 사람에게 더 날카로운 날이 돌아간다고 묘사하였다. 일반적으로 자살 유가족은 가족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인한 충격과 더불어 폭발적인 감정 상태를 가지게 된다.

이들은 애도의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어 하고 강한 죄책감, 분노, 수치감, 무력감을 가지게 되며 부정적인 편견 때문에 자살 사실을 가까운 이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스스로 소외되게 된다. 그 결과 적절한 애도 과정을 경험할 수가 없어서 우울, 불안, 자살시도 등과 같은 정신건강과 관련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살유가족은 일반인보다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약 6~7배 정도 높다고 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매년 발간하고 있는 ‘정신건강사업안내서’에 자살유족에 대한 서비스를 명시하고 있으며, 유족 심리부검 사례 발굴 및 면담 진행, 대외 협력 및 유족 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내용도 포함하여 기술하고 있다. 또한 자살예방사업 업무실적에서도 자살유족의 상담 관련 실적을 반기별로 보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지자체의 관심에 따라 다양한 자살유족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자살유족모임인 ‘자살유족 작은 희망나눔으로 무르익다(약칭 자작나무)’를 2008년부터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내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자살예방센터에서는 유족의 건강한 애도를 위해 애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종교계도 자살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기독교 자살예방센터인 ‘라이프호프’에서는 자살유가족을 위한 상담서비스와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2020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곳들이 여러 곳이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는 ‘내 손으로 얘기함(얘기해요. 기억해요. 함께해요)을 전해요’ 해시태그 이벤트를 하고 있으며 라이프호프에서는 11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 문화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불교계도 올해 자살유가족을 위한 템플스테이와 명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자살유가족을 위한 월례모임과 명상치유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불교계의 움직임도 느린 듯 큰 걸음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