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의 시대다. 급증하는 탄소 배출량의 영향으로 매해 상승하는 기온은 이상기후로 이어져 북극의 빙하를 녹이고 전세계적인 자연재해를 야기했으며, 이로 인한 아프리카, 시리아 등지의 수많은 민족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기후난민으로 전락했다.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변화는 더디다. 코로나19 사태 역시 기후위기의 대표적 사례이자 재앙의 시작일 뿐이라는 과학자들의 경고 또한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시급한 인류과제 앞에서 생명존중과 인드라망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의 역할이 그리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의외다. 불교기후행동이 발족하고 일부 활동가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대다수 불자들은 여전히 무관심 속에서 일상을 영위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볼 때다. 

불교는 실천의 종교다. 기후위기 속 고통받는 지구와 지구에 깃든 생명붙이들, 그리고 더 어려워진 소외이웃들을 위해 불자들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의 실천은 기본이다. 실천행을 딛고 나아가 여론을 결집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대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가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쓴 채 지구를 병들게 할 지, 아니면 생태사회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이끌어 생명과 인류의 소중한 터전을 지키는 데 앞장설 지가 우리 불교계에 달렸다는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으로 돌아가 나와 자연이 둘이 아님을 아는 불자들이, 사회적 인식전환을 주도하고 정부정책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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