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오전 20차 순례 회향
회주 자승 스님 필두로 경내 진입
“모두 사랑합니다” 사부대중 환호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이 10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 봉은사에 입성했다. 사진은 자승 스님과 순례단이 봉은사 일주문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10월 26일 오전 10시 5분.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이 서울 강남 봉은사로 들어섰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한 순례단은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과 사부대중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일주문과 법왕루를 지나 대웅전 앞 마당에 둥그렇게 도열해 섰다. 

순례 동참 사부대중은 대웅전 앞마당에서 20일차 순례의 회향을 알리고, 국난국복과 불교중흥을 기원하는 축원을 부처님께 올렸다.

20일차 순례의 회향 후 봉은사 대중을 대표해 주지 원명 스님은 짧은 환영사를 했다. 스님은 “21일동안의 순례는 고행이셨을 것이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순례를 진행해주셔서 감사하다. 동참 대중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이 10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 봉은사에 입성했다. 사진은 대중들의 환호 속에 이동하고 있는 자승 스님과 순례단의 모습.

회향을 하루 앞둔 총도감 호산 스님의 감회도 새로웠다. 호산 스님은 “회향을 하루 앞두며 돌아보면 500km를 걸으면서 산도 만나고, 강도 만나고, 들도 만났다”면서 “오로지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을 위해 모든 대중들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회주 자승 스님이 소염제를 드시면서 차를 타지 않고 묵묵히 걸으시는 모습과 물집으로 고생하신 최고령 참가자 호계원장 무상 스님이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을 위해서는 내 발 하나 없어져도 좋다’는 말씀은 순례의 고비마다 대중에게 큰 힘이 됐다”면서 “가는 마을마다 순례단을 위한 공양물 보시도 이어졌고, 순례단에게 필요한 공양물 이외에는 모두  지역 복지관과 단체에 다시 나눴다. 보시와 나눔도 순례의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순례단 재가 대표 정충래 동국대 이사는 순례 동안 생긴 물집은 “영광의 상처”라고 밝혔다. 정충래 이사는 “순례 초반은 너무 힘들었다. 자는 곳이 익숙치 않았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발에도 탈이 났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텐트 생활이 안락해졌고, 발의 물집은 굳은 살이 됐다. 발의 물집과 굳은 살은 ‘영광의 상처’”라고 밝혔다. 

이어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이라는 원력이 저를 지금까지 이끌었다”면서 “이번 순례는 신행생활에 대 성취감뿐만 아니라 학교법인 동국대 발전과 불교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이 10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 봉은사에 입성했다. 사진은 순례대중들이 20일차 순례회향하는 축원을 올리고 있는 모습.

봉은사 사부대중과 불자들은 20일 동안 이어진 순례단의 고행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영경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은 “부처님처럼 길을 걸으신 것 처럼 걸은 전국을 걸은 이 순례는 그 자체가 포교였고, 모든 대중이 똑같이 먹고 자고 걷는 순례는 곧 분별없는 사회를 보여준 가르침의 법석이었다”면서 “불안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사회에서 회주 자승 스님과 순례 대중은 차별 없음을 몸소 보여줬고 국민들에게 자비와 안심 법문으로 다가갔다. 스님들에겐 수행이었지만 우리 불자 모두에겐 법문이었다. 불자로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순례 곳곳서 음성공양을 올린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대구 동화사서 순례단이 처음 출발할 때 그 기분, 그 모습, 그 원력 그대로 맞이했다. 그래서 입재 법회와 같은 음악을 공양올렸다”면서 “일주문앞에 나열한 불자들의 신심이 느껴졌다. 걸은 것은 순례단이지만 그 원력이 향한 곳에 모두의 마음이 함께 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의 순례가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이 10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 봉은사에 입성했다. 사진은 총도감 호산 스님과 지객 원명 스님이 축원을 올리고 있는 모습.

순례단 환영을 위해 봉은사를 찾은 강남장애인복지관 조진아 문화예술팀장과 서태원 시설운영팀장은 “대구 동화사를 시작으로 500km를 걷는 대장정이고, 하루 일정이 남았다고 들었다. 코로나19 종식과 국난극복을 위한 순례단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감동이다. 마지막까지 원만회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진화 前서울시의원(은정재단 운영위원장)은 “주호영 의원 등 정치인 몇 명이 일일 순례에 동참하고 고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루에 20~30km를 20일동안 한결 같이 걷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 국난극복, 불교중흥이라는 원력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불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장면이다. 마지막까지 무탈하게 회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은 점심공양후 봉은사 보우당서 자자의 시간을 갖는다. 저녁에는 순례의 원만회향을 기원하는 음악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이 10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 봉은사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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