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 교육아사리 추계학술대회 개최

스리랑카·티베트·미얀마 등
세계 각국 승가교육 분석해
한국 승가교육 현실과 비교
효율적 승가교육 방향 고찰
김방룡 “講·禪 겸수 모색을”

조계종 교육원은 10월 23일 ‘각 국의 승가교육 및 승가상 정립’을 주제로 교육아사리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세계 각국 불교의 승가교육 현황을 살피고 한국 승가교육이 나아갈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진우)10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각 국의 승가교육 및 승가상 정립을 주제로 교육아사리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교육아사리 스님들이 중국·일본·대만·티베트·미얀마·스리랑카 등 세계 각국 불교의 승가교육을 분석하고 한국 승가교육과 비교하는 소논문들을 발표했다.

미얀마 승가교육 현황을 발표한 동국대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자목 스님은 미얀마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이 빠알리어를 기본으로 한 교학과 위빠사나 수행의 대중화에 있음을 전제하며 미얀마 승가교육은 시험, 자격제도는 있으나 정형화된 교육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스님에 따르면 승가교육은 오로지 불교만 공부하고, 3단계 자격 시험이 있다. 기본 과정을 마치고 합격하면 법사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자목 스님은 수행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행을 잘하기 위해서 교학을 배우는 것은 미얀마 승가교육에서 본받을 만하다면서 ··논을 빠알리 원전에 충실하게 배우는 것도 강점이다. 이를 통해 학자의 길이 따로 있지 않고 승려 자체가 학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 국제불교영어학과 교수 경문 스님은 스리랑카 승가교육의 현황과 그 고찰을 발표했다. 스님에 따르면 현재 스리랑카 승가교육은 전통강원에 해당하는 삐리웨나가 있으며, 켈라니야 대학교 등 일반대학서도 승가교육이 이뤄진다. 현재 스리랑카 승가교육의 중심은 전통교육의 삐라웨나가 아닌 일반대학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경문 스님의 설명이다.

경문 스님은 “2000년이 넘는 스리랑카 승가교육의 역사는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의 길을 모색하며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면서 “19세기 이후 서양 근대의 실증적·객관적 학문 체계와 방법론을 기존 승가교육 시스템에 도입했고, 이는 스리랑카 승가교육의 중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 스리랑카 승가가 현대사회와 소통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불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역량을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한국불교의 현실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경문 스님은 한국은 다문화, 세계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 승가교육은 조선시대의 불교인식에 멈춰있다고 지적하며 세계불교의 흐름에서 변방에 밀려나지 않고 지지 받을 수 있는 한국불교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원전에 근거하고 현대적 가치가 반영된 효율적 승가교육으로의 방향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방룡 충남대 철학과 교수(한국선학회장)조계종 승가교육의 불변(不變)과 변()’ 발제를 통해 불변의 가치가 변화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제도의 변화를 통해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면서 조계종의 종지종풍을 분명히 하고, 그에 걸맞는 현대적 승가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전통성과 정체성을 해체하는 것이 현대적이고 세계적이라는 생각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전통 승가교육기관인 강원선원의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중앙승가대와 동국대의 현대식 대학교육을 통해 전통 승가교육이 갖고 있는 시대·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되, 강원과 선원의 본래 취지에 맞게 기능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강원교육은 한문 풀이가 아닌 사상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안목을 지니게 해야 한다. 선원에서는 살아있는 활구를 통해 깨달음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면서 강원과 선원의 별립이 아닌 강학과 선 수행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강원과 선원을 살려야 조계종의 미래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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