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혼간지, 결혼중개서비스 제공 ‘화제’
사찰 매개 결혼 ‘테라콘’
“신도 위한 역할 수행”
대중 친밀감 확대 도움

츠키지테라콘 중매서비스 광고. 사진출처=츠키지혼간지 홈페이지

일본 도쿄의 중심에 있는 고찰 츠키지 혼간지(築地本願寺). 일본 최대의 종파인 정토진종의 도쿄분원으로 4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이다. 또 근대에 아잔타-엘로라 석굴을 모방한 중창불사로 이루어진 독특한 외관 덕에 관광지로도 이름이 높다.

오랜 역사와 함께 도쿄의 관혼상제를 맡아온 이 사찰이 최근 결혼중개서비스를 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월 12일,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츠키지 혼간지의 결혼중개서비스 ‘츠키지의 테라콘’을 특별 보도했다. ‘테라콘’이란 사찰을 뜻하는 일본어 단어 ‘테라(寺)’와 혼인의 ‘콘(婚)’을 합친 신조어로, 사찰을 매개체로 결혼이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지난 7월 정식 결혼중개업체로 출범한 ‘츠키지의 테라콘’은 현재 성혼이 이루어진 사례는 없지만,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테라콘을 이끌고 있는 도쿄 야스코 스님은 “중세시대엔 동네 사찰이 미혼자를 위한 중매쟁이의 역할을 했다는 기록과 이야기가 다양하게 전하고 있다”며 “츠키지 혼간지는 잊혀졌던 그 역할을 되살려 오늘날 젊은이들과 다양한 연령, 사회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사찰에 대한 친밀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츠키지 혼간지 측도 “그동안 혼간지를 통해 성혼이 이루어진 불자 부부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보통 사찰 신도의 개인적인 요청을 받으면 역시 신도 중에서 다른 중개업체의 회원을 이어주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사찰 측에서 직접적으로 나섬으로써 행복한 결혼과 불자 부부 모임으로 이어기질 바라면서 정식으로 중개서비스를 출범했다”고 전했다. 또한 혼간지 측은 “이를 선례로 삼아 다른 사찰이나 종단들에서도 이러한 서비스를 출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테라콘의 실무를 맡고 있는 결혼 상담가 와타노부 레이코는 “혼간지에서 테라콘을 시작했을 때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수요가 있다. 아마도 사람들은 사원에서 직접 중매를 나섰기 때문에 편히 마음을 여는 것 같다. 주말에도 회원 인터뷰와 부부 회담을 위한 예약으로 바쁘다”고 말했다. 현재 테라콘 가입희망자들은 혼간지에서 스님이나 결혼상담가와 면접을 보고, 결혼중개대행 네트워크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다. 사찰의 직원들은 회원들의 프로필을 만들고 요구사항이 일치하는 사람들의 결혼을 돕고 있다.

지난 9월 테라콘에 가입한 40대의 남성은 “기존 중개업체에 등록하기엔 너무 부끄러웠고 현재 수요가 많은 중개앱의 기계적인 시스템을 사용하기는 꺼려졌었다. 그러나 모두에게 알려진 유명 사찰에서 중개 서비스를 시작해 안심하고 등록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현재 츠키지 혼간지는 모든 연령대의 가족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열린 사찰’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리비가 없는 묘지, 경찰서 내에 카페와 레스토랑 등 상업시설도 유치해 지역사회 발전에 함께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김민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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