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15일 만행결사 자비순례 세미나

‘상월결사 의미·과제’ 주제 다뤄
천막결사, 도심포교 新모델 주목
만행결사, ‘순례·교육’ 모두 갖춰
‘중생에게 다가서는 불교’ 지향해

상월선원은 10월 15일 문경STX리조트에서 상월결사의 의미와 과제를 되짚어보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발제자로 참여한 자현 스닌, 혜명 스님, 황순일 교수.

만행결사는 붓다의 정신을 계승하는 포교와 수행의 정당한 실천 방법이다.”(자현 스님)

상월선원의 결사는 중생을 찾아가는 불교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으로 읽혀진다.”(혜명 스님)

만행결사는 역동적·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불교를 만들겠다는 변화의 선언이다.”(황순일)

지난해 겨울 시작된 상월선원 천막결사와 올해 진행되고 있는 만행결사의 시대적 의미와 과제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순례단은 1015일 문경STX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상월결사의 시대적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불교계를 대표하는 출·재가 불교학자들이 상월선원 천막결사와 만행결사의 전반을 분석하는 소논문을 발표했으며,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해 순례단은 이를 경청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순례단은 10월 15일 문경STX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상월결사의 시대적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상월결사 21세기 구법 방법
발제자로 참여한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은 수행과 전법의 길로써 상월결사를 통해 상월선언 천막결사가 고려시대 지눌의 수선사 결사 정신이 온축돼 있으며, 만행결사 역시 붓다가 강조한 순례의 정신이 연결돼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불교가 영향력을 잃어가는 것은 불교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승려의 문제라고 지적한 자현 스님은 고려불교를 변화시킨 지눌의 수선사 결사와 27개월 동안 고려에 머물며 무생계를 설한 지공선현의 일화를 예로 들고, 변화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자현 스님은 지눌의 개창 이후 약 170여년 만에 송광사는 동방제일도량이라는 최고 존칭으로 불리게 된다. 이는 지눌이 추구한 선수행과 청정성의 회복이라는 결서 운동이 고려불교에 강력한 족적을 남겼음을 의미한다면서 천막결사라는 최소를 통한 청정과 무문관이라는 치열한 수행은 지눌과 지공을 결합하는 최상의 가치를 도심 속에서 구현한 현대불교의 획을 긋는 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107일 입재법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행결사에 대해서는 <유행경> 8종의 열반 문헌에서 그 기원이 확인됨을 설명하고 순례의 가치를 오늘날에 되살리고 있다고 자현 스님은 강조했다. 또한, 당나라 현장 스님의 인도 구법행의 특징을 교육과 순례에 있음을 상기시킨 자현 스님은 현장의 인도 구법은 교학적 공부와 실천적인 성지순례의 두 가지 목적으로 이뤄졌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구법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현 스님은 만행결사가 21세기 새로운 방삭의 구법행임을 분명히 했다. 스님은 만행결사는 붓다가 8종의 열반문헌에서 강조한 순례 가치를 오늘에 되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검토 의의를 확보한다면서 현대사회에 들어와 걷기 문화가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이는 중요한 포교 수단으로서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나라의 현장은 유식학의 수학과 천제도수의 성지를 참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만행결사의 대상이 인도이며, 하루 30km의 순례와 더불어 매일 같이 1~2시간의 교육 및 토론이 진행되는 구조는 진정한 구도의 길을 상기시킨다. 이는 21세기의 진정한 구법의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해 세미나에 참석한 내빈들이 발제자들이 소개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중생 찾아가는 불교로 전환을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혜명 스님은 국난극복의 길로써 상월결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을 모색하다발제를 통해 상월선원이 보여준 일련의 결사들은 기존의 중생이 찾아오는 불교가 아닌 중생을 찾아가는 불교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혜명 스님은 상월결사가 태동한 중요한 역사적 배경으로 중생에게 유리(遊離)돼 중생이 찾아오지 않으면 중생에게 다가갈 수 없었던 600년 산중불교 프레임을 꼽았다. 또한 현대 한국불교가 타성에 젖어 산중불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대와 사회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배경으로 제시했다.

혜명 스님은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부처님 성도지 부다가야를 상징으로 채택함으로써 부처님 성도가 가진 본래 정신을 구현하고 불성도(佛成道)의 본의를 좇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봤으며, 만행결사는 부처님의 행화(行化)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혜명 스님은 상월결사를 새로운 불교로의 젼환을 선포한 일종의 선언이라고 했다. 스님은 상월결사는 위례신도시 건설 현장 가운데 비닐 천막으로 지어진 선원에서 외호대중이 시끌벅적한 야단법석 가운데서 진행된 동중정(動中靜)의 새로운 결사방식을 제시했다면서 이는 중생과 유리된 불교가 아니라 중생에게 한걸음이라도 더 다가서는 불교가 되겠다는 서원을 표출한 것이며, ‘중생을 찾아가는 불교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월결사의 두 번째 행보인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는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불교 진로를 모색하며, 동시에 국가와 세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순례에 참가한 대중들이 세미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만행결사, 간디 소금 행진 연상
상월결사의 역사적 의의를 발표한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불교대학장)은 상월선원 일련의 결사들이 현대에 맞게 요구되는 변화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앉은 불교에서 움직이는 불교로, 침체된 불교에서 활기찬 불교로, 소극적불교에서 적극적 불교로, 미래불교는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불교라는 상월결사의 신념은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불교가 적극적ㅇ로 대처하고 변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특히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대해 황 교수는 승가와 재가가 상호보완적 구조를 보여준 사례라고 상창했다. 그동안 한국불교 재가자는 큰 사찰의 선원에는 접근할 수 없었고, 출가자는 수행을 위해 안거 기간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고립시켰으나,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이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결사에 참여한 스님들이 청규에 따라 용맹정진하는 동안 결사를 외호하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상월선원에 와서 천막결사를 응원하고 보시하여 올바르게 공덕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적 승가와 재가의 상호보완적 구조가 상월선원 천막결사의 앞마당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순례단은 10월 15일 문경STX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상월결사의 시대적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또한 황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만행결사에 대해 1930사띠야그라하를 표방하고 24일동안 390km를 걸었던 간디의 소금 행진과 연결된다고 봤다. 간디의 소금 행진은 식민지 영국 정부의 소금 독점과 과세에 대한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78명의 지지자로 시작해 행진이 끝날 즈음에는 동참자가 6만 명으로 늘어났다.

황 교수는 간디의 소금행진은 정치·사회적 요구로 출발했지만, 만행결사는 지극히 불교적인 발원과 오랜 순례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이번 만행결사는 한국불교가 스스로 변화하겠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담보하는 장대한 여정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문경 순례 현장을 찾아 오찬을 함께하며 순례 대중을 격려했다. 원행 스님은 업무를 핑계로 순례에 동참하지 못한 점 참회드린다. 한국불교 발전을 위항 결사에 동참하신 사부대중에게 감사드린다면서 불교 중흥과 국난 극복을 기원하며 500km를 걷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동창 대중들이 무탈하게 순례를 마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세미나에 앞서 순례단과 오찬을 함께하고 순례단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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