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오전 오후로 나눠 봉행, 유튜브로도 생중계
성우 스님 “생명존중 수륙재는 업장 소멸 좋은 기회”
진관사 8월 22일 입재 후 이날 7재를 끝으로 회향

천년고찰 서울 은평구 진관사(주지 계호 스님)는 10월 11일 오전 9시 국가무형문화재 제126호인 국행수륙재 마지막 7재를 봉행 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코로나 19 극복 및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기 위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조선시대 왕실서 봉행한 불교 의식인 국행수륙재는 코로나19로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와 함께 최소 행사 인원만 참가해 49일간의 수륙재 의식을 마무리 했다. 특히 진관사 국행수륙대재는 불심이 깊던 조선 태조가 선대 왕실뿐 아니라 전란과 기근 속에서 죽어간 민초들을 차별 없이 천도하고, 백성들의 안락과 평안, 국운융창을 기원하기 위해 진관사에 친히 행차해 봉행했던 재의식이다. 또한 음악과 무용, 미술 등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로 중생구제와 함께 화합 및 평등의 정신을 담아 600년 이상 이어져 온 이유로 불교문화의 백미로도 꼽힌다.

오전(1부) 오후(2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행사는 낮재에 해당하는 시련과 대령(영가들 고단함 위로), 관욕(영가 번뇌 씻겨주고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의식)에 이어 섬세한 동작의 나비춤과 역동적인 바라춤이 펼쳐지는 가운데 영가들의 위패가 경내 법당으로 옮겨지고 본격적인 의식에 앞서 도량을 맑히는 신중작법이 펼쳐졌다. 괘불이운과 영산작법에 이어 펼쳐진 법문에서 조계종 전계대화상 성우 스님은 “땅에 살거나 물에 살거나 어디에 살든지 일체중생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둘이 아닌 그 생명을 근본적으로 존중할 수 있는 사상이 바로 수륙재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업장소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삶을 좀 더 절제하고 다른 모든 것을 잘 살피고 배려하는 그런 마음이 바로 수륙재의 진정한 의미”라며 “물에 사는 생명, 육지에 사는 생명 등 모든 힘들고 원한 있는 모든 생명을 위로하는 것이 이 수륙재 공덕의 의미”라고 밝혔다.

서울 진관사 주지 계호 스님도 “여기에는 어떤 경계도 한계도 차별도 없다. 또한 수륙재만큼이나 삼보의 자비심이 깃든 광명의 큰 빛이 있고 깊고 따뜻한 위로가 있는 행복한 자리도 드물다”며 “많은 이들이 불안과 공포로 힘들어하는 이 때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위로와 치유의 장이며, 이 세상과 저 세상서 베풀어지는 진리의 가장 큰 법보의 향연이자 부처님 당시에 설했던 인도의 라따나경처럼 빛나는 부처님의 범음과 범패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리”라고 환희심을 표했다.

낮 12시 30분부터 펼쳐진 밤재는 수륙연기, 사자단, 오로단, 상단소청, 중단소청, 하단소청, 상단권공, 중단권공, 하단 시식 등에 이어 봉송 회향으로 마무리 됐다.

한편 진관사는 지난 8월 22일 국행수륙무차대재 입재 후 49일 동안 코로나19로 희생된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고통받는 우리 이웃들을 위한 위로의 기도 정진을 이어왔다. 또한 이날 행사는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행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동참한 가운데 간소히 봉행됐으며, 행사에 참석 하지 못한 불자와 시민들을 위해 유튜브로도 생중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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