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노탑 국보 332호 승격 기념

자장율사의 정암사 창건정신 기리고
코로나19 희생자 합동위령재도 개최

태백산 정암사가 10월 25일 ‘태백산 적멸보궁 창건 1375주년 개산대재 및 합동위령재’를 봉행한다.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으로 정암사는 신라 자장 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받아 귀국한 후 645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했다.

올해는 창건 1375주년을 맞는 해로 특히 정암사 수마노탑이 국보 332호로 지정돼 개산대재 봉행 의미가 한층 각별하다.

이번 개산대재서는 국태민안과 우순풍조의 기원이라는 자장율사의 수마노탑 조성 의의를 기리고 코로나19와 유례없는 수해로 희생당한 국민과 지역의 광산 노동희생자들을 위무하는 합동위령재도 함께 진행된다.

행사에는 월정사 주지 퇴우 정념 스님을 비롯해 정일섭 강원도 문화관광국장, 이철규 국회의원, 최승준 정선군수 등 관계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정암사 개산대재는 코로나19가 1단계로 조정되며 열린 지역 첫 대규모 행사로서 방역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정암사가 위치한 정선군 고한읍은 사북읍, 태백시와 더불어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광산지대다.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탄광이 사양산업으로 지정된 후 강원랜드 설립으로 지역개발을 꾀하였으나 역효과로 카지노와 관련된 안타까운 죽음도 숱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편, 정암사를 창건한 자장율사는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유일한 대국통의 지위를 누린 위인이다. 당나라서 귀국 후 신라 법령과 율제를 정비해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지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금강계단을 시설함으로써 우리나라 불교의 초석도 놓았다.

스님은 문수보살의 가르침대로 중국 오대산과 같은 지형을 가진 곳에 부처님 정골 사리를 봉안하였고 그 결과 우리나라에 오대산신앙이 형성되게 되었다. 스님은 신라땅에서도 문수보살을 친견하기를 원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다 꿈에서 정암사에서 만나자는 계시를 받고 정암사에 도착하였으나 망태를 든 촌로의 모습으로 나타난 문수보살을 알아보지 못했다. 뒤늦게 촌로가 문수보살임을 알아차린 자장율사는 문수보살을 따랐으나 끝내 친견하지 못하고 정암사에서 생을 마쳤다.

정암사는 자장율사가 입적한 곳으로 신라 땅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했던 자장율사의 비원이 서린 곳이다. 따라서 자장율사의 창건의의를 기리는 정암사의 개산대재 봉행은 자장율사의 드라마틱한 삶과 불교사에서의 업적을 널리 선양하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올해 국보332호로 승격되어 정암사 개산대재 봉행의 의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정암사 수마노탑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으며,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하여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하여 물 ‘水’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칭해진 설화가 전해진다.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며,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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