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종학硏, ‘포스트 코로나’ 주제 학술대회

‘코로나’ 관련 첫 불교계 학술행사
정운 스님, 유튜브 모범사례 분석
“시대 맞는 行法 개발해야” 강조
인경 스님 “구도형 종교 나아가야”
새로운 영성 운동 적극 수용 필요

‘코로나19’는 세상을 변화시켰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됐고, 이로 인한 경제·산업·문화 전반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종교계도 마찬가지다. 대면하며 기도하던 기존의 종교의례는 비대면 온라인 법회·예배로 대체할 것을 사회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불교계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정도)는 10월 15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교의 대응과 변화’라는 주제로 제10회 학술대회를 만해관서 연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불교 포교와 종교, 환경 분야에 대한 현황 분석과 대응 방안 제언 등을 담은 논문들이 발표된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정운 스님은 발표 논문 ‘포스트 코로나, 불교 포교의 변환에 대한 소고’를 통해 불교 포교와 신행이 시대에 맞게 변화할 것을 강조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시작된 유튜브 온라인 법회와 강좌들을 주목한 정운 스님은 “포스트 코로나로 달라진 삶의 방식에 불교가 부합해야 하고, 그에 따른 신행생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불교 유튜브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정운 스님이 꼽은 유튜브 모범 사례는 △서울 봉은사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 △고양 흥국사 △대구 대관음사 △오대산 사자암 △무여 스님 △원용 스님 △조계사 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으로, 대체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소통형 법회를 진행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불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었다. 연간 회원제 기도와 유튜브 멤버십을 활용하는 사찰도 있었다. 

시대에 맞는 불교의 행법(行法)을 개발할 것도 제안했다. 스님은 △시대 코드에 맞는 현대적인 다르마 개발 △염불의 현대화 △간경·불서와의 만남 △기존 법회 형식 탈피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정운 스님은 “단순히 법석에 올라가 일방적으로 법을 전달하는 방식은 변화해야 한다”면서 “특정한 법회를 제외하고 대화를 나누며, 고민을 들어주고, 찬불가를 부르는 콘서트 방식으로 법회를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몇몇 사찰은 멤버십 운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사찰 입장에서는 고정 수입이 있어야 포교에 전념할 수 있고, 불자들은 사찰과 늘 연계된다는 연대감을 얻게 된다”며 “어려운 고비는 더 분발하는 계기가 된다. 이 시기를 기회삼아 ‘불교 르네상스 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시대에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발표한 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 인경 스님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종교들의 사회 참여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의 종교의 역할을 모색한다. 

인경 스님은 종교의 형태를 기도형과 구도형으로 구분했다. 스님에 따르면 기독교와 같이 절대자를 상정하고 이를 경배하는 의례를 진행하는 종교는 ‘기도형’이며, 내면의 진리를 찾고 경험하는 것을 중시하는 종교는 ‘구도형’이다. 인경 스님은 앞으로의 종교가 ‘구도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봤다. 

인경 스님은 “종교의 본질은 명상과 힐링, 곧 영적 깨달음의 체험과 개인·사회가 가진 아픔을 치유하는 데 있다. 오랜 시절부터 종교는 세상에 대해 성찰과 치유의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이 역할에 대해 더욱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면서 “코로나 이후 기존 종교는 새로운 영성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적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병인 부산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시대 불교환경의 현황과 대응’을 통해 불교의 친환경적 가르침과 생활양식, 전통을 되살리는 ‘청정성 회복운동’을 일으킬 것을 주장한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는 발표자와 논평자만 현장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청중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웹액스(Webex)로 접속해 미팅번호를 입력하면 참여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참여방법은 종학연구소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시된다. 학술대회 자료집도 사전 발송되므로 연구소 메일(jonghak@dongguk.edu)로 자료집 수령 주소를 발송해야 한다. 

종학연구소장 정도 스님은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한 대사회적 변화를 논의하는 장으로서 불교계에서 개최하는 선제적인 학술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