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새로운 만행결사가 시작됐다. 상월선원 천막결사 후 태화산 예비순례를 거치며 결사대중들은 결사정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인도 부처님 성지에서 진행될 만행결사를 대신하여 자비순례를 진행한 것이다.

2019년 11월 시작된 아홉 스님들의 무문관 정진은 풍찬노숙 속에서의 구도열이란 점에서 불자대중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로부터 1년 여가 지난 2020년 10월 이젠 대중들의 풍찬노숙으로 이어지고 있다. 만행결사 자비순례에서 대중들은 텐트와 도시락 등 길 위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전법한 부처님의 전법만행을 그대로 따르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스님들이 대가사를 수하는 여법함을 보임은 물론이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순례 중에는 묵언을 유지한다. 코로나19 확산의 엄중한 시기임을 감안해 사회적 거리두기, 소독과 발열 점검 등도 철저히 진행한다.

한국불교사에서 그동안 수많은 결사가 있었지만 함께 길 위에서 사부대중이 전법과 만행을 한 결사는 이례적이다. 21일간 이들이 걷는 500km가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이지만 한국불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동안거 정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어 인도만행결사를 대비해 열렸던 태화산 예비순례는 걷기 수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번 국난극복 불교중흥 자비순례는 불교 순례가 하나의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순례단이 노숙을 할 10월의 날씨는 춥다. 10월 27일 봉은사에서 결사대중들의 원만회향과 함께 한국불교 대중흥의 밑거름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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