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결사 대중, 10월 11일 구미 신라불교초전지서 헌향재

5일 130km 걸어 신라불교초전지 도착
아도화상 동상 앞서 헌향재 개최
1600년 원력 이은 천년대향로 공양
불교초전기념관서 전래역사 살펴

신라에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을 기념한 동상 앞에서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이 전법 의지를 담은 천년대향로를 올리고 있다.

고구려에서 신라로 불교를 전하기 위해 수만리를 걸은 아도화상의 모습이 이랬을까. 구미 신라불교초전지에 도착한 결사대중의 모습은 5일간 130km를 걷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전법구도의 의지는 높아만 보였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대중은 10월 11일 구미 신라불교초전지에 도착하여 아도화상 헌향재를 진행했다.

이번 헌향재를 위해 결사대중은 10일 숙영지에서 새벽 4시 출발했다. 대구에서부터 4일간 100여 km를 걷고 다시 5일차 28km의 구간. 자원봉사자들과 의료팀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수일간의 순례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10일까지 관절염증과 근육통, 물집 등으로 치료를 받은 이들만 43명에 달했다. 하지만 11일 신라불교초전지에 도착한 결사대중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초전지 초입부터 구미지역민들은 꽃비를 뿌리며 결사대중을 맞이했다. 점심공양을 겸한 잠깐의 휴식시간 후 결사대중은 신라불교초전지 아도화상 동상 앞에서 헌향재를 열었다.

신라불교초전지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28km를 걸은 대중들이 피로를 잊고 헌향재를 개최했다. 사진은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이 격려사를 말하는 모습이다.

1600년 전 아도화상께 결사 고하다
헌향재에서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은 결사대중을 대표해 천년대향로를 아도화상 전에 올렸다. 천년의 역사를 이어 불교중흥의 원력을 다시 세운다는 의미였다.

이어 도리사 회주 법등 스님, 종회의장 범해 스님, 호계원장 무상 스님,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의 순서대로 칠보투각향로 헌향이 이어졌다.

헌향 후 격려사에서 종회의장 범해 스님은 “지난 겨울 동안거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수행역사상 전무후무한 대중무문관 수행으로 참선수행이 한국불교 수행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켰고, 사부대중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다”며 “부처님이 걸어서 전법을 하셨듯, 올해는 만행의 형태로 결사를 추진함으로서 수행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을 위한 걷는 수행으로 불교의 새로운 바람이 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신라불교초전지에 대해 “아도화상께서 불교를 전한 원력이 서린 곳임에도 아쉽게도 초전지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 조계종단과 사부대중이 힘써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국난극복 자비순례단이 동참하는 헌향재를 계기로 신라불교 초전지가 성역화 되고 불교 중흥의 첫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이 아도화상헌향회 단장으로부터 천년대향로를 건네받고 있다.

이날 헌향재에는 장세용 구미시장도 참석해 결사대중에게 지역민들 대표해 신라불교초전지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장 시장은 “1600년 전 아도화상이 신라불교를 처음 열었던 초전지에 오신 자승 스님을 비롯한 불자분들을 환영한다”며 “동화사에서 봉은사까지 500km의 여정 동안 부처님의 향기가 남아있지 않은 곳은 없지만 그 가운데서 이 곳은 각별한 곳이다. 이 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불심이 깊고 불교가 많은 발전을 했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장 시장은 이어 “구미가 공업도시로서의 역할이 크지만 급속히 발달한 물질문화 이면에 정신문화 창달과 문화도시로서의 구미로 발전이 필요하다. 결사와 함께 불자대중들이 초전지를 비롯한 신라불교에 대한 관심도 계속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헌향재 후 결사대중은 신라불교초전지 초전기념관을 참관했다. 아도화상 진영을 비롯해 이차돈 순교비 등을 보며 결사의 원력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헌향재 이후 결사대중들은 신라불교 초전의 역사를 기록한 기념관에서 아도화상의 전법역사와 기록물을 보고 이차돈 순교비 등을 참배했다.

최고령자인 호계원장 무상 스님은 “초전지를 국민들에게 홍보를 잘해 많은 분들이 관람을 하고 불교의 역사를 체험했으면 한다. 아도화상이 신라불교를 개척한 역사를 배웠지만 현지에 와서 보는 것은 다르다. 학생들과 일반인들도 결사를 계기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자비순례에는 지역불자들의 자원봉사를 비롯한 동참이 점점 늘고 있다. 동국대 의료원에서 10일 재활의학과 권범선 교수와 함께 황민섭 경주한방병원장 등 의료팀이 대거 방문해 결사대중들을 치료했다.

또 포교사단 경북지역단 소속 포교사 17명이 문경까지 숙영지를 찾아 텐트정리와 쓰레기 처리 등을 돕고 있다. 11일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스님, 포교원장 지홍 스님도 결사대중을 찾아 격려했다.

지역사회에서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0일 결사대중을 찾았으며, 11일 장세용 구미시장을 비롯해 김영식 구자근 국회의원, 구미시의원들도 대거 숙영지를 방문했다.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스님과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11일 결사 순례단을 찾아 격려했다.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잠시 웃음꽃이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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