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10월 7일 첫날 순례 회향

동화사서 강변야구장까지 20km 행선
스님 가사 수하고 모자·양말 등 통일
마스크 쓰고 행선에도 거리두기 시행
???????시민들 “숭고한 마음에 귀의” 찬사

봉은사 회주 자승 스님을 필두로 결사대중들이 첫날 자비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걸음걸음마다 국난극복을 화두로 불자대중들은 정진을 이어갔다.

코로나 극복과 갈등해소에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10월 7일 첫날 일정을 무사히 회향했다. 대구 동화사가 위치한 팔공산 중턱에서 첫 숙영지가 위치한 금호강변까지 결사대중이 거쳐간 20여 km 길마다 국난 극복의 희망이 싹텄다.

10월 7일 입재식 후 결사대중은 묵언 속에서 동화사 산문을 나섰다. 태화산 순례와 달리 이번 순례에서 대중들은 모두 ‘자비순례’가 새겨진 모자를 썼을 뿐만 아니라 스님들은 대가사를 수했다.

점심공양 장소는 약 12km 지점인 신숭겸장군유적지에 마련됐다. 공양팀이 준비한 것은 미역국과 버섯조림, 팥밥으로 이뤄진 도시락이었다. 이날 공양은 대구 보현사 등 대구지역 사찰에서 정성을 모아 마련했다. 간결한 차림의 도시락에는 사연이 담겨 있었다.

가을꽃이 흐드러지게 핀 천변을 결사대중이 걷고 있다.

총도감 호산 스님은 “지난 태화산 순례에서는 너무 많은 공양물이 들어와 수행정진임에도 과하게 식사를 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이번 결사에서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먹는 것 또한 필요한 만큼만 먹는 것이 수행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결사대중에게 필요한 만큼만 제공키로 했다”고 말했다.

보현사에서 온 공양팀 주은영 씨는 “결사대중들이 순례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부터 공양을 준비했다”며 “간소하지만 원만회향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크다. 스님들과 불자대중들이 봉은사까지 무사히 회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비순례에서 스님들은 통일된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함과 동시에 대가사를 수하고 정진을 이어갔다. 

이번 자비순례에서는 지난 태화산 순례에 참여한 이들이 대부분 참가했다.

재가자 대표인 정충래 동국대 이사는 “이번 자비순례 참여자의 2/3가량이 지난 태화산 순례에 참가한 분들”이라며 “순례에 한번이라도 동참한 분들이 불퇴전의 의지로 계속 함께 해나간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일참여자들도 태화산 순례에 비해 늘었다. 이날 일일 참여를 한 나경원 前국회의원은 “봉은사 새벽정진 후 순례로 마음을 한데 모은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며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종교모임 금지 등이 진행되고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이어지고 있는데 코로나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우리 사회를 생각하는 이번 순례를 통해 불심도 일어나고 국민희망도 커졌으면 한다”고 참석 소감을 말했다.

불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결사대중들이 첫날 숙영지로 입장하고 있다.

동국대 직원들과 함께 순례에 동참한 윤성이 동국대 총장도 “자승 스님 이하 참여하는 대중들이 성공적으로 회향하여 결사정신을 널리 퍼뜨리길 바란다. 만행결사의 성공적 회향을 위해서는 모든 사부대중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사대중은 오후 1시 무렵 대구 서변동으로 접어들었다. 길을 가던 시민들도 스님들과 불자들의 묵언정진에 관심을 가졌다.

대구시민인 김형종 씨는 “불자는 아니지만 스님들이 코로나 극복을 위해 수백km를 걷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존경의 마음이 저절로 나온다”며 “부디 만행결사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이 치유받고 화합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사대중은 불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숙영지로 들어왔다. 저마다 화두를 갖고 정진한 대중들의 표정에서는 지친 기색보다 불교중흥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결연함 만이 엿보였다.

총도감 호산 스님이 첫날 20여 km의 성료를 알리는 죽비를 치고 있다.
강변리틀야구장에서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선 결사대중이 첫날 성료 후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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