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아래, 11월 20일
〈바다건너~〉 출간 예정

한국과 일본의 장애인불자들이 장애와 국적을 뛰어넘은 시적 감수성으로 세상과 만난다.

문화를 사랑하는 장애인불자모임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가 한국·일본 장애시인들의 시를 담은 공동시집 〈바다건너 우리 만남은〉 출간계획을 밝혔다. 2020 아시아 장애인 공동시집 발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시집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양국 언어로 번역돼 11월 20일경 출간될 예정이다.

공동시집에는 한국과 일본의 장애시인 8명이 직접 써내려 간 시와 글 42편이 실린다. 각국 시인들의 진솔한 삶과 감성을 담아낸 시들은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역돼 공동 수록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김소영(지체장애인), 장효성(지체병변장애), 유재필(지체장애), 정상성(뇌병변장애), 홍현승(뇌병변장애), 최명숙(뇌병변장애) 등 보리수아래 소속 시인들이 참여했다. 모두 시를 통한 사회적 교류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온 시인이자 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시인은 우에다 시케루(척수소뇌변성증), 호리에 나오코(뇌성마비장애) 등 2명이 참가했다. 우에다 시케루 씨는 소설가이자 시인, 작사·작곡, 피아노 연주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문화인일 뿐 아니라 자신의 투병기를 비롯한 수권의 저서를 통해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확산시켜 온 대표적인 인물이며, 호리에 나오코씨는 개인시집으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유명시인이다.

보리수아래는 매년 아시아국가 한곳을 선정해 장애인공동시집을 발간해 왔지만, 이번 한일 공동시집은 추진과정부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애초 지난해부터 발간을 준비해 왔지만 국내 반일정서가 확산되는 등의 상황에서 한차례 연기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등으로 일본 장애시인 섭외는 물론, 공동시집 발간을 위한 활동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던 중 사업의 취지에 공감한 한 불자부부가 일본작가 섭외와 번역 등에 적극 나서면서 비로소 구체적인 발간 계획이 가시화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는 “아시아장애시인공동시집은 장애시인들에게 작품 발표 및 문화예술 활동의 참가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으로, 장애인들이 중심이 되어 국제교류까지 이어가는 유일무이한 사례라 의미가 크다”며 “특히 올해 공동시집은 참여시인들 모두 작품성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시인들인만큼 모두에게 더 없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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