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말과 전법
전생, 탄생, 전법은 메시지
메시지는 전법행의 추진력
???????우리가 전법행에 나설 이유

1. 선혜동자와 구리천녀의 약속스피치
부처님 행보의 첫 출발이자, 불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를 보는 관점은 각각 다를 수 있다. 물론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부터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선혜동자(善慧童子, 수메다 Sumedha)의 발원과 서원이 없었다면 석가모니로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연등불이 오신다는 소식을 접한 동자는 모든 것을 버리고 연등불이 오시는 곳으로 갔다. 그때 동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연화(靑蓮花) 7송이를 가진 구리천녀(拘利天女, 수밋따 Sumitta)라는 여인을 길가에서 만났다. 선혜동자는 자신의 전 재산인 은전 500냥을 다 줄테니 그녀에게 그 꽃을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 많은 돈을 줘가면서 굳이 꽃을 사겠다는 것이 의아했던 여인이 이유를 묻자, 동자는 많은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기 위해 성불할 것이며 성불할 수기를 받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천녀는 돈은 됐고, 그냥 주겠다면서 지금은 수행자이니 결혼은 안 되겠지만, 꽃을 주는 대가로 다음 생에 자기를 부인으로 맞이해달라는 약속을 받아냈다. 구리천녀의 말을 따라, 7송이 중 5송이는 선혜동자의 원을 위해, 2송이는 자기의 사랑을 위해 바쳤다. 꽃을 건네받은 동자는 연등불(Dipamkara)에게 꽃 공양을 하게 되고 연등불은 동자에게 다음 생에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내려주었다.〈본생경〉

2. 나찰의 게송스피치와 설산동자 설득스피치
‘변화하는 모든 것은 덧없나니 그것은 곧 나고 죽는 이치일세(제행무상 시생멸법 諸行無常 是生滅法)’

히말라야 산 속에서 수행하던 한 소년(설산동자, 雪山童子)은 이 소리를 우연히 듣고,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아무리 둘러보아도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 섬뜩할 것도 같고, 소름끼치게 두려움이 엄습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소년 즉 동자는 어쨌든 무한한 기쁨을 느꼈다.

그때 나무 위에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하는 나찰귀신이 흉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나찰귀신이 읊은 것임을 평등한 마음으로 터득한 그 동자는 어디서 그렇게 훌륭한 진리를 알게 되었는지 물었다. 나찰은 험상궂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너무 배가 고파 헛소리를 했던 것 같다며 딱 잘라 말했다. 뒤에 더 완성된 구절이 있지만 배가 고파 더 이상 말할 수도 없다고 했다.

동자는 사정사정하며 자기 몸을 바쳐서라도 드리겠으니 뒷 구절을 알려달라고 간절히 목 놓아 외쳤다. 나찰이 그걸 어떻게 믿냐 하자, 동자는 나머지 구절을 들려준다면 나무에서 떨어져 자신의 몸을 나찰에게 보시하겠음을 맹세하겠다고 투철한 의지를 보였다.

“누구나 질그릇을 주고 칠보 그릇과 바꾸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는 지금 보잘것없는 이 몸을 주고 금강 같은 몸과 바꾸려는 것입니다. 나의 이 말은 대범천왕과 제석천왕과 사천왕 모두가 증명할 것이며 천안통을 얻어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대승행을 닦아 여섯 가지 바라밀을 구족한 보사들도 증명할 것이며, 시방세계의 부처님께서도 나를 증명하실 것입니다.”

그제서야 동자의 간절함이 진실하다는 것을 안 나찰은 뒷 귀절을 마저 읊어주었다.

‘나고 죽음이 없어지면 고요하고 고요하여 즐거움을 누리리라(생멸멸이 적멸위락 生滅滅巳 寂滅爲樂)’

이 게송을 들은 동자는 나무와 돌, 땅에 이 게송을 쓰고, 약속대로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시방제불이시여, 일언반구를 위해 제 몸을 버리니 저를 증명해주소서’라고 하며 나찰의 입을 향해 뛰어내렸다. 바로 그 순간 허공에서는 온갖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고, 나찰귀신은 제석천왕의 모습으로 돌아와 설산동자의 몸을 허공에서 사뿐히 받아 평지에 내려놓았다. 제석천왕을 비롯한 여러 천인들은 설산동자의 발아래 예배하며 찬탄하였다. 반쪽짜리 게송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버릴 수 있는 용기로 성불의 시기를 12겁이나 앞당겨 미륵보살보다 먼저 부처가 되었다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전생이야기다. 〈대반열반경〉

3. 부처님의 탄생스피치
마야부인의 태몽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내면서 태어나자마자 7걸음을 걷고, 거룩한 탄생게를 읊었다. 이는 비범함의 상징이며 세상의 최상(最上)이며, 최존(最尊)이고, 최고(最古)를 보여주었다. ‘하늘 위나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다. 모든 세상의 고통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누구나 생명이란 하늘 위, 하늘 아래 가장 존귀한 것으로서 생명의 소중함을 천명한다. 부처님의 탄생 이전과 이후의 극명한 차이점을 드러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전등록〉, 〈수행본기경〉, 〈서응경〉, 〈대장엄경〉

4. 부처님 성도 후 범천의 권유스피치
그리고 부처님의 출가, 성도로부터 진정한 불교의 출발을 규정지을 수도 있다. 출가를 했기 때문에 불교의 시작이 되는 것이며, 그렇다고 성도하지 못했다면 아무런 의미는 없을 수 있다. 성도의 중요성도 의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출가, 성도이후 혼자만의 해탈과 열반으로 이어졌다면 불교는 없었을 것이다. 당시 인도의 수많은 구도자들이 저마다 고행과 수행을 해나갔을 때 부처님의 성도는 남다르고 빛이 났다.

‘세존은 7일이 경과한 후 그 삼매로부터 일어나서 보리수 아래로 나아가서 한 번 결가부좌하신 채로 7일간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며 앉아 계셨다.’ 〈남전대장경〉

그러한 깨달음이 곧 불교의 내용이 되었고, 전법, 법륜의 전부가 되었던 것이다. 부처님의 깨달음 그 자체가 불교이자, 거룩한 내용이다. 그러나 그 깨달음을 혼자만의 향유로 그쳤다면 지금껏 불교는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무수한 전생의 선행과 신행으로 인해 부처가 되리라는 암시는 일찌감치 있어왔다. 따라서 석가모니로 태어나 예시대로 부처를 이루었다. 그러나 깨달음을 얻으신 후,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과연 세상에 설할 것인가, 설하지 말 것인가에 대한 갈등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 점이 향후 인류의 빛이 되어 양식이 되는 전환점의 순간인 것이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신 후 7일이 지난 뒤, 아자빨라 니그로다(Ajapala Nigrodha) 나무로 자리를 옮겨 선정에 들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도달한 이 법은 깊고도 어려우며 깨닫기도 어렵고, 고요하고 숭고하다. 이는 슬기로운 자만이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집착하기만 즐긴다. 그런 사람들이 이 도리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중략) 내가 비록 법을 설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만 피곤할 뿐이다.’ 〈남전 율장 대품〉

따라서 세존은 법을 설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때 대반전이 일어나는 일대사건이 시작되는데, 사함빠띠(Sahampati)라는 범천(梵天)은 세존의 마음을 헤아리고 합장하며 간곡히 청하기를, ‘세존이시여, 법을 설하소서. 선서(善逝)께서는 법을 설하소서. 삶에 먼지가 적은 유정(有情)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법을 듣는다면 알 수 있을 것이나, 법을 설하지 않으신다면 그들조차 쇠퇴할 것입니다.’

5. 초천법륜의 스피치
이렇게 범천은 연거푸 청했다. 몇 번을 거절했던 부처님도 그의 간곡한 청에 지극함을 느끼고, 중생에 대한 자비심을 일으키며 부처님의 눈(불안, 佛眼)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살펴보니 사람들에는 여러 다양한 부류가 있음을 그제서야 알게 되어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내 귀 있는 자들에게 불사의 문을 열겠으니, 죽은 자에 대한 근거 없는 제사는 그만두어라. 나는 단지 피로할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사람들에게 덕스럽고 숭고한 법을 설하지 않았던 것이다.’하니 범천은 공손히 절하고 사라졌다. 이 지점이 부처님은 교법을 설하기로 결심한 그 순간이다. 그때에 세존은 다섯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생략) 비구들이여, 여래가 이 두 변을 버리고 중도(中道)를 바르게 깨달았느니라. 〈남전대장경〉

그 유명한 초전법륜, 중도의 설법이다.

6. 전도선언의 스피치
부처님이 설법만 한 것으로 그친다면 진정한 불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부처님의 자비심의 발로는 그 다음으로 이어진다. 부처님의 설법이 5비구로부터 시작하여 60명이 되었을 때, 부처님은 그들에게 전법을 명했다. 이것이 부처님이 바라나시로 간 이유였으며, 여기서 아라한도 탄생했고, 사부대중도 만들어졌다. 이때 최초의 활동이 바로 전법이다. 마치 범천이 부처님에게 간곡히 몇 번을 청했듯이, 부처님은 강력하게 그들에게 자비행의 전법을 명했다. 모두가 전법행으로 박차를 가하고 전법륜을 굴리게 된 것이다. 불교의 시작은 부처님의 전도선언에 의한 전법륜행이다.

“나는 하늘과 인간의 모든 그물을 벗어났다. 비구들아! 그대들도 천신과 인간의 모든 그물을 벗어났다. 비구들아! 길을 떠나거라. 여러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세상을 동정하여, 인간과 천신의 이익과 안락을 위하여 길을 떠나라. 두 사람이 한 길을 가지 마라. 비구들아!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의미와 문장을 갖춘 법을 설하라. 아주 원만하고 청정한 행을 드러내 보여라. 세상에는 마음에 먼지와 때가 적은 자도 있다. 그들이 법을 듣지 못한다면 쇠퇴할 것이지만, 법을 듣는다면 잘 알게 되리라. 비구들아! 나도 법을 설하기 위해 우루벨라의 세나니 마을로 가야겠다.” 〈쌍윳따니까야〉

7. 불교의 힘은 부처님의 메시지
부처님의 전생, 탄생, 성도, 전법까지 부처님은 그때마다 메시지를 주셨다. 그 메시지(스피치)의 힘이 불교이며, 전법행은 강한 추진력이 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불자로서, 부처님같이 전법행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며, 메시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지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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