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일산불교병원?승가 맞춤 케어 ‘눈길’

건강증진센터 ‘승가 지대방’ 설치
스님들 검진·진료대기 편의 도와
비구·비구니 다빈도 질환 분석해
승가 맞춤 건강검진 프로그램 운영
스님 위한 전용 입원 병실 제공도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건강증진센터를 찾은 스님이 ‘승가케어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의료가 발달된 현대사회에서 건강하게 수행하며 대중을 교화하는 것은 이제 스님들에게 필요한 덕목이자 의무가 됐다. 하지만 일반인들과 달리 스님들은 병원에서 건강검진이나 진료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이유에서 조계종립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이 제공하는 ‘승가 맞춤형 의료서비스’들은 주목할 만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2018년 확장한 건강증진센터에 마련된 ‘승가 지대방’이다. ‘승가 지대방’은 의제(衣制) 등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스님들이 건강검진이나 진료 시 대기하는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건강검진 시 필요한 복장으로 환복할 수 있는 탈의실과 해우소가 비구·비구니 스님 별도로 마련돼 있다. 

또한, 병원 출입이 낯선 스님들을 위한 별도의 접수 창구를 이용해 스님들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건강증진센터 내 ‘승가 지대방’에 대한 스님들의 호응도는 높다. 건강검진을 하며 ‘승가 지대방’을 이용한 송광사 재무국장 보일 스님은 “다른 병원에 가면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게 불편한 점이 많았다. 스님들을 위해 이런 공간(승가지대방)을 만들어 줘서 너무 편안하고 좋다”라며 “동국대일산불교병원을 처음 방문하게 됐는데 병원 입구 안내데스크부터 진료까지 간호사들과 직원들이 모두 친절해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함께 검진을 받은 송광사 승가대학장 연각 스님도 “다른 병원에는 대기하며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내 이런 지대방이 있는 것을 모르는 스님들이 많을 것 같다. 병원에 진단하러 왔을 때 이 같은 시설을 이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은 스님들을 위한 ‘승가케어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비구, 비구니 스님들이 자주 앓는 질환들을 분석해서 맞춤형으로 검진 조사 항목을 구성했다.

스님들의 검진 편의를 위해 사전 예약은 물론 검진 병실(특실, 1인실, 2인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건강 관리를 위한 전담자 제도도 운영 중이다. 이상소견 발견 시에는 외래 전문진료과와 신속히 연계하고 있다. 

무엇보다 검진 항목이나 가격, 서비스적인 면에서 5대 대형병원의 건강검진센터와 비교했을 때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김명숙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건진운영팀 수간호사는 “비구, 비구니 스님들의 질환을 분석해 검진 항목을 만들고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곳은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이 유일하다”면서 “가격도 다른 대형병원보다 30~4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건강증진센터의 ‘승가 케어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불교계 종단 스님(정사·정수)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많은 스님들께서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에 와서 검진을 받고 건강 관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에서 운영하는 승가병실에서 비구니 스님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에서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스님들을 위한 ‘승가 병실(5인실)’도 42병동에 운영 중이다. 낯선 병원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병원장과 간호부장이 직접 스님을 찾아가서 회진하는 ‘승가 라운딩’도 매주 1회 진행하고 있다. 

현재 척추 수술 후 ‘승가병실’에 입원 치료 중인 보천 스님은 “다른 병원에서는 법명이 아닌 속명으로 불러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이곳에서는 좋은 의료진을 만나 잘 치료받고 있다. 경제적 부담도 적다”며 “스님들을 이렇게 예우하는 의료기관은 찾기 어렵다. 불교 이념을 가진 병원이 더 늘어났으면 한다”고 밝혔다. 

향후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은 스님들을 위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발전시킬 계획이다. 

이해원 동국대일산불교병원장은 “건강증진센터 내 승가지대방은 스님들의 만족도가 높다. 외래 진료 오는 스님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1층에도 설치할 계획”이라며 “비구, 비구니 스님들이 별도 지대방에서 쉴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할 계획으로 현재 실무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인터뷰 | 이해원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장 

“사부대중 믿고 찾는 우수 병원 만들겠다” 

2005년 9월 문을 연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은 올해로 꼭 개원 15주년을 맞는다. 현재 경기서북권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이해원 동국대 일산병원장에게 개원 15주년에 대한 소회와 승가 의료 서비스에 대해 들어봤다. 

Q.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이 올해로 개원 15주년을 맞았다. 
A. 2005년 병원 개원 당시 개원 멤버였다. 당시 40대 초반이었는데 이제는 50대 중반이 됐다. 처음에는 일산신도시 외곽에 있어 접근성이 걱정이었지만, 지금은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고, 내원 환자도 늘었다. 이제 20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병원이 됐다. 

Q. 건강증진센터 내에 ‘승가 지대방’을 운영하고 있다.  
A. 지난 2018년 건강증진센터를 확장하면서 ‘승가 지대방’을 설립했다. 병원에서 검진이나 진료를 하게 되면 최소 3시간 이상은 소요된다. 스님들은 일반인들과 함께 있으면 편하게 있기 어렵다. 탈의도 불편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탈의실, 해우소 등이 갖춰져 있는 ‘승가 지대방’을 설립하게 됐다. 현재 비구, 비구니 스님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데 이를 분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Q. ‘승가 병실’도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A. 스님만을 위한 전문 병동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치는 못하다. 현재는 5인실 규모의 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비구니 스님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향후 필요하다면 비구 스님 전용 병실도 운영할 계획이다. 1주일에 한 번씩 저와 간호부장이 직접 스님들을 찾아 회진하는 ‘승가 라운딩’을 하고 있다. 사실 병원에 입원하면 힘든 것이 낯선 환경이다. ‘승가 라운딩’을 통해 병원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불편한 점을 해소해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Q. 스님들만을 위한 의료·케어 서비스들을 소개해 달라. 
A. 스님들은 대형병원에 처음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불편함이 없도록 스님 전용 창구를 운영 중이다. 건강증진센터에는 비구, 비구니 스님들의 다빈도 질환을 분석해서 검진 항목을 설계한 ‘승가 케어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검진 항목 구성이나 가격 등은 어느 대형병원과 비교해도 앞서고 있다고 본다. 또한 불교 최초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 중이며, 예불과 기도를 할 수 있는 법당도 마련돼 있다. 여담이지만 이웃종교 성직자들에게도 의료 혜택을 드리며 예우하고 있다.

Q. 향후 병원 발전을 위한 계획은 
A. 고양시 인구는 현재 100만 명으로 의료 수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경영이 어려워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300병상 규모의 제2병원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스님들을 위한 전문 맞춤형 의료 케어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스님과 불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불교계 사부대중께서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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