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의료원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지원에 나섰다. 9월 15일 동국대 의료원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집이 업무협약을 맺고 할머니들의 진료비와 종합건강검진비 감면 등 맞춤형 의료 서비스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동국대 의료원 측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뿐만 아니라 나눔의집 소속 직원들까지 병원을 이용할 때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불교계가 나눔의 집을 운영한지는 28년, 동국대 의료원도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두 기관이 의료지원 등 할머니들의 건강한 삶에 대해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교계는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아픈 기억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오랜기간 관심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정작 할머니들의 건강한 삶에는 관심이 부족했다. 할머니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각종 질환에 따른 의료서비스와 재활치료 등 건강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번 동국대 의료원과 나눔의집 간 협약 이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함께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도 나선다면 최근 벌어진 일련의 나눔의집 사태로 인하여 불교계가 손상받은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불교는 종종 의학에 비유되곤 한다. 병든 사람을 치료하듯 부처님 가르침으로 번뇌에 쌓인 이들을 치유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할머니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마음도 치유하는 일이다. 불교계가 나눔의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는데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뭇생명들을 치유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금 실천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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