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선연구원, '한마음연구' 5집 발간

(재)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 부설 대행선연구원(원장 권탄준)은 8월 31일 논문집 <한마음연구> 5집을 발행했다. 이번 논문집에서는 유식학과 대행선의 접점을 탐구한 기획논문 4편과 일반논문 4편 등 총 8편의 논문이 실렸다.

먼저 안환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는 ‘유식사상과 대행선-자성신과 한마음을 중심으로’ 주제를 통해 유식학의 ‘자성신’과 대행선사상의 ‘한마음’을 붓다의 본지인 공관(空觀)과 수행의 관점에서 비교?분석했다.

안 교수는 <유식30론송>과 <성유식론>에 나타난 해석을 중심으로 ‘자성신’을 살펴보고 있다. 논자는 두 사상에서 ‘자성신’과 ‘한마음’은 수행을 통해 증득하는 궁극의 경지이며 존재의 기반으로 본다.

공관에 입각해서 볼 때, 유식학의 ‘자성신’은 수행을 통해 도달하는 경험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대행선사상은 ‘한마음’을 ‘자성불’, ‘주인공’과 같이 다양하게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궁극의 경지가 고정된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드러내고 있다고 파악한다.

논자는 수행의 측면에서 유식학의 수행5위와 대행선의 아공, 법공, 구공의 관점은 서로 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대행은 확고한 믿음, 발심 그리고 정진을 강조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유식학의 ‘자량위’에 대한 정의와 유사한 양상을 검토한다. 나아가 유식학의 ‘통달위’ 견도에서 성취하는 ‘아공’은 대행의 ‘아공’에 대한 설명과 유사하며, ‘수습위’를 거치는 과정은 대행의 ‘법공’, 그리고 유식학의 ‘구경위’는 대행의 ‘구공’에 대한 설명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유식학은 수행을 통해 마음이 변화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설명하고 있는데 비해, 대행선사상은 일상생활에서 수행을 어떻게 시작하며 주의할 사항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그 특징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안유숙 동국대 철학박사는 ‘유식관법과 한마음 주인공 관법의 비교 고찰’을 통해 유가5위의 자량위?가행위?견도위·수도위·구경위 가운데 견도위는 대행선사의 1단계 주인공 관법, 수도위는 2단계 주인공 관법, 구경위는 3단계 주인공 관법과 배대하며 대행선사의 주인공 관법을 조명한다.

대행 선사의 1단계의 주인공 관법은 중생심?번뇌심?삼독심을 ‘끊고’ 참 나를 얻는다기보다, 그것들을 되돌려 놓음으로써 참 나로 ‘되바꾼다’고 하였기에 지관쌍운의 유식관법에서 나타나는 영상이 임시적인 것임을 자각하는 단계로 파악한다. 2단계의 주인공 관법은 ‘참 나로서 주인공을 사무치게 알고 새로이 태어났지만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생명과 일체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전체 생명과 함께 죽는다’는 의미를 지관쌍운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3단계의 모두와 하나 되는 주인공 관법은 제11지의 불지와 상응하는 것으로 파악하며, 자신의 보리와 열반뿐만 아니라 공생(共生)?공심(共心)?공용(共用)?공체(共體)?공식(共食)의 무심의 보살행으로 귀결되는 대행선사의 주인공 관법이 지향하는 바와 서로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고 있다.

논자는 유식관법과 주인공 관법의 원리를 정교하게 다듬고, 명확하게 꿰뚫어서 삶 속에 적용할 수만 있다면, 이원성의 세계에서 오는 불안과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극복되고, 의식은 더 높은 차원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성준 위덕대 연구교수는 ‘대행선과 총지선의 성립배경 고찰-<무외삼장선요>를 중심으로’의 주제 논문에서 대행 선사의 한마음사상에 보이는 밀교적 소재를 검토하며, 특히 선무외삼장의 <무외삼장선요>를 중심으로 밀교와 한마음사상을 비교하고, 대행선과 인도불교가 감당해 온 상이점과 새로운 시대적 요청을 확인한다.

<선요>의 내용은 크게 밀교수행에 앞서 보살계를 먼저 수여하는 의식과 밀교좌선의 행법으로 나누어져 있다. 선무외삼장은 <선요>에서 <진실섭경>을 빌려 일체의 성취보살이 했던 수행대로 무식신정이나 부동정으로써 심식의 경계를 차단하고 기다린다 해서 마음의 본면목을 얻는 것이 아니란 점에 주목하였다.

<선요>는 실제 선수행을 소개하는 것이지만, 중국 선불교에 입각한 수행이 아니라 <금강정경>의 오상성신관에서 시설된 유가행을 시작으로 아자관(阿字觀)이 내용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선요>에서는 아자관에 대해 총지선(摠持禪)이라 이름하고 있는데, 총지는 다라니의 의역이므로 다라니선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선요>에서는 오상성신관 전체를 온전히 소개하지 않는다. 대신 통달보리심의 진언으로서 “o? cittaprativaidha? karomi” 즉 “나는 나의 마음의 통찰력을 확대한다”라는 진언으로서 마음의 공관에 집중하고, 만다라에 입단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논자에 따르면 <선요>는 아자관을 중심으로 수증론을 주로 설한 것이기에 사상들은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대일경>의 아자관은 교의의 입장에서 비로자나여래의 일체지지를 실현하려는 것이기에 한마음사상과 일체지지를 비교하는 것이 한마음사상과 밀교의 시대적 동질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밀교는 대승불교시대에 적체된 불교이론과 의례들을 실용적으로 소화해 간결한 것으로 재정비하고, 승가중심의 교단을 4부대중 전체를 고려하는 교리와 수행체계를 반영해 탄생한 것이다. 한마음사상은 선불교를 중심으로 근대불교 이후 선정과 교학의 균형을 견지하면서 세간과 출세간의 대중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실천원리를 제안하였다. 또한 시대와 환경에 맞게 불교의 요의를 소화할 수 있도록 쉬운 불교를 제시한 점에서 한마음사상과 밀교의 유사한 시대적 고민을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인경 스님은 ‘대행선의 주인공 화두명상’을 통해 대행선의 성격을 주인공 화두명상으로 규정한다.

인경 스님의 대행선 성격 규명에서는 세 가지가 그 중심을 이룬다. 첫째는 주인공 화두, 둘째는 의정, 셋째는 지켜보는 관법이다.

먼저 주인공 화두는 대행스님의 핵심사상으로 화두명상의 사상적, 심성론의 근간을 이룬다. 두 번째 의정은 주인공을 체득하는 과정이고, 세 번째 지켜보는 관법은 구체적인 화두명상술이다.

대행선에 대한 기존 연구가 관법 중심이고 간화선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본고는 이것과 다른 관점에서 대행선이 전통적인 간화선과 같은 계열로 본다. 물론 차이점도 있지만, 그 차이점이라는 것도 간화선이란 전체 흐름에 속한 것으로 파악한다.

대행선은 간화선이란 풍토에서 태어났다. 만약에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대행선이 가지는 간화선의 특징으로 본 것이다. 이 점을 논증하기 위해서 필자는 대행선에 나타난 중요한 개념들을 중국선종사와 한국간화선의 전통과 비교하면서 주인공 개념, 주인공 화두와 의정의 사용용례, 간화선 수행단계, 사량 분별과 내려놓음, 간화와 지켜봄 등 간화선과 관련된 핵심 의제들을 하나씩 비교하면서 기존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결과적으로 본고는 대행선의 성격을 ‘주인空 관법’으로 보지 않고 ‘주인공 화두’명상 계열로 정의하고, 기존의 간화선 전통의 맥을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단지 화두 참구의 스타일이 전통 간화선은 의정/의단을 강조한 번뇌에 대한 배타적이고 투쟁적 집중(憤心)이라면, 반면에 대행선 역시 의정을 중시하지만 상대적으로 번뇌의 내려놓음과 주인공에게 맡김으로서 헌신과 봉사를 강조한 점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가진다고 평가한다.

한편, <한마음연구>는 대행 선사의 禪사상을 연구하는 불교 학자들의 학술적 성과물을 담아 대행선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전문 불교학술 논문집이다.

대행선연구원에서는 대행 선사의 사상과 교화행의 연구와 선양 및 불교학 진흥을 위하여 매년 다양한 학술연구 활동을 전개하면서, 이때 생산되는 연구논문뿐만 아니라 연중 수시로 접수하는 투고논문을 대상으로 우수한 논문을 엄선하고 이를 엮어 <한마음연구>를 발행하고 있다.

<한마음연구>는 1년에 2회 매년 2월 28일, 8월 31일에 발간하며 현재까지 창간호(2018년 8월)부터 5집(2020년 8월)까지 발간되었다. 연구논문은 대행선연구원의 홈페이지 ‘자료관-논문다운로드’ 항목에서 직접 ‘논문보기’하거나 ‘PDF다운로드’ 할 수 있다. 논문은 RISS(학술연구정보서비스, http://www.riss.kr)에서 검색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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