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셰얄레이 케투밀라 스님
비구니 계맥 단절된 미얀마
열악한 불교 여성인권 직시
20년 이상 인권운동에 매진
“인정과 존중” 요구해 주목

셰알레이 케투말라 스님(가운데). 사진 출처=재팬타임즈

여성 출가자는 인정해도 비구니나 사미니를 인정하지 않는 남방불교권에서 여성 출가자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해온 출가자가 있다. 지난 9월 5일 일본 영자신문 ‘재팬 타임즈’는 미얀마의 여성 출가자 셰얄레이 케투말라의 활동을 보도했다.

남아선호사상과 비구승단이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얀마 사회에서 셰얄레이 케투말라의 존재는 특별하다. 셰얄레이(Sayalay)란 비구니 계맥이 단절된 미얀마 승가에서 재가여성이 집을 떠나 수행정진에 힘쓰는 여성출가자를 이른다. 올해로 세수 40세의 셰얄레이 케투말라는 10대 시절, 결혼과 자녀라는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가해 20년 이상을 여성인권 신장에 힘쓰고 있다.

케투말라는 “미얀마에서 남성 출가자는 불교 부흥에 힘쓴다며 박수갈채를 받지만, 여성 출가자는 항상 천대와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미얀마의 셰얄레이들은 현재 6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나 공식적인 집계나 조사가 진행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셰얄레이들은 율장에 적합한 출가자가 아니기에 삭발을 하더라도 가사를 수할 수 없으며, 분홍색 원피스에 가사색깔과 비슷한 어깨띠를 두른 복장을 입는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케투말라는 미얀마 불교계가 여성출가자를 인정하고 존중하길 촉구하는 운동을 진행했다. 스스로는 스리랑카에 유학, 201년에 2개의 불교학 학위를 취득했다. 케투말라는 귀국 후 셰얄레이와 여성불자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그러나 여성이라는 이우로 재단의 대표를 맡을 수 없었으며, 끝내 재단경영권을 장악한 비구승단에 의해 총비서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케투말라는 “미얀마에서 여성출가자들이 비구스님들과 동등한 지위를 얻을 희망은 사실상 없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미얀마와 동남아시아에서 비구니가 있었다고 증언하지만, 계맥이 끊인지 천 년도 넘었기에 부활시킬 방법도 없다. 그러나 나는 여성 출가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수 만명의 여성 출가자를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부터 지지자들과 함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 케투말라는 젊은 셰얄레이들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을 시작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4,800개 이상의 불교 교육센터를 설립했다. 현재는 불교적 리더십과 경영을 교육하는 단체를 출범할 예정이다.
케투말라는 “변화를 추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을 만들기보다, 사회전반에 걸쳐 ‘협력자’와 ‘동료’를 찾는 것”이라며 자신을 내보였다. 보수적인 미얀마 불교계에서 케투말라의 투쟁은 현대 미얀마 여성인권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김민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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