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출·재가자 찾기 어려워
코로나에 ‘청년 감소’ 도외시
저출산·고령화 탓만 해서야

조선 초·중기 불교 최대 위기
새로운 경제·포교 방법 구현
서산 대사, 교육 체계 정비해

위기를 기회를 만든 건 ‘교육’
교육 통해 젊은 불자 양성해

젊은 출가자와 젊은 불자를 찾기가 힘들다는 아우성이 불교계의 화두가 된 지 벌써 오래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원인을 불문하고 그러한 위기상황은 최근 들어 더욱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눈앞에 그리고 바로 지금 닥쳐 있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의 괴로움이기에, 우리 불교계도 역시 그 대응에만 골몰하고 있다. 거대하고 갑작스럽게 전면적으로 닥친 위기 상황에서 다른 일들에 대한 생각은 논외가 되고 마는 것이 코로나 시대의 또 다른 우울한 현실이다. 그 우울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근 20여 년 동안 지속적인 과제였던 청년 불자, 청년 출가자의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은 어느 순간 도외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학에 있고 게다가 입시철에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다 보니, 필자에게 가장 강렬하게 느껴지는 위기 중의 하나는 코로나19보다는 오히려 인구절벽이 초래한 위기이고, 청년 불자의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이 시대의 예언은 대학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불교계도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다. 

청년의 감소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그렇다고 청년 불자, 청년 출가자의 감소 역시 대세라고 순응하고 마는 것은 수긍하기가 쉽지 않다. 20년 동안 초저출산, 그리고 인구의 노령화, 거기에 코로나19까지도 엎친 데 덮치는 악재이기에 불교계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 간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불교사를 살펴보면 조선 전기에서 중기까지가 최악의 위기라고 말해야 할 그런 시대였다. 청년 승려만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승려’라는 신분 자체의 유지가 쉽지 않았던 시대가 성종부터 선조 때까지의 120여 년이었다. 불교의 명맥이 끊어질 것 같은 그 절망의 시기를 당시의 스님들은 어렵지만 극복해냈다. 

사찰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모색되었다. 사찰의 유지 전승을 위한 갑계(甲契)의 결성이나, 이전 시대와는 다른 사찰연기설화의 유포나 불교가사를 통한 전법 활동의 확대 역시 사찰과 승가의 유지와 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새로운 포교방식이었다. 

서산 대사 이후의 조선 승가는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경제력의 대부분을 사찰의 유지보수와 승려교육이라는 두 부문에 집중 투자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산 대사를 기점으로 약 100년 동안 조선불교는 승가교육을 위한 공부 체계를 재정비하였고, 그것이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출중한 승려를 배출하는 연결통로가 되었다.

조선 후기의 피폐함과 국권상실기의 암울한 현실을 뚫고서 다시 한번 불교 재도약을 이끌어낸 면면한 힘은 결국 승가와 사원의 새로운 경제적 활로 모색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승가교육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안간힘과 새로운 활로에 대한 끊임없는 모색은 조선시대에서 불교가 명맥을 끊어질 수도 있었던 위기를 견뎌내게 하는 새로운 힘이었다. 그리고 그 위기를 모색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승가교육의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는 것은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출가자이든 재가자이든, 젊은 불자를 키우는 것의 핵심은 교육이다. 교육이 미래 세대를 키우는 것이고, 미래세대를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불교의 미래를 보증하는 핵심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에 대한 우리 불교계의 노력은 아직도 절실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교육 일선에 있는 불자의 한 명으로서 젊은 불자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절실하게 여겨지는 이맘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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