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자 싯다르타가 ‘네 가지 괴로움을 없애는 지혜(사성제)’를 깨달아 석가모니 부처님이 되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가지고 중생을 위하여 최초로 설법을 하였다. <잡아함경>15와 <남전 상응부경전>56에 나오는 ‘태양의 비유(日喩)’에는 “‘사성제’의 진리를 사실대로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깨달음(正覺)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바라나시 녹야원에 계시면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태양이 떠오를 때는 먼저 동쪽 하늘이 밝아지는 징조를 보인다. 그와 같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바르게 보고 이해하는 것도 먼저 깨달음이 있다.”

“괴로움을 없애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는 첫째, 현실세계의 존재 자체가 한계적 상황으로 괴로움의 세계라는 사실을 여실하게 아는 진리(고성제)이고, 둘째는 괴로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탐욕에 대한 집착(애착)인 것을 밝힌 진리(집성제)이고, 셋째는 애착을 소멸한 것이 괴로움이 소멸하여 마음이 평화로운 열반의 세계임을 밝힌 진리(멸성제)이고, 넷째는 괴로움을 없애는 방법이 여덟 가지 올바른 길(팔정도·중도)임을 밝힌 진리(도성제)이다.”

불교의 목표는 이고득락(離苦得樂)·발고여락(拔苦與樂)이다. 나의 괴로움을 해결하여 행복함을 얻는 것이고(초기불교), 나아가 이웃의 괴로움을 없애주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대승불교). 싯다르타가 출가한 동기와 목표는 삶의 ‘괴로움’과 ‘괴로움의 해결’이다. 불교의 화두는 ‘괴로움(苦)’이다.

사성제는 석가모니가 깨달은 진리의 내용으로 불교 교법의 핵심이다. 사성제에서 밝힌 괴로움에 대하여 인과로 설명하는 논리구조가 연기법이다. 법사는 사성제를 중심으로 설법해야 한다. 초기불교경전인 <맛지마 니까야>의 ‘코끼리 발자국의 비유’에는 “모든 동물의 발자국은 다 코끼리 발자국 안에 들어온다. 그와 같이 불교의 모든 교법이 사성제에 포함된다”고 설하고 있다.

법사는 불교의 기본교설인 사성제, 팔정도, 중도, 연기법, 삼법인 등을 먼저 숙지하고 설법을 해야 한다. 기본 교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대승경전이나 선종의 조사어록을 설법할 수가 없다. 끊임없는 경전 연구와 교리를 공부를 하는 것이 법사의 생명이다. 

부처님께서 초전설법에서 설한 근본불교 교설에 어긋나는 설법은 불법이 아니고 이단이다. 법사는 설법할 때 현실적인 삶의 고통과 갈등 문제를 절대자인 신의 형이상학적인 권능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교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처방과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보조국사 지눌이 “땅에서 넘어진 자는 땅을 딛고 일어나야 한다”고 하였듯이 우리의 삶 속에서 생긴 괴로움과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냉철한 이성으로 현실을 직시하여 관찰하고, 항상 내 마음을 성찰하여 지혜를 얻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위빠사나(관찰과 성찰, 알아차림)의 수행법이다. 불교가 신통력과 기적을 자랑하는 신비주의나 허공의 꽃을 쫓아다니는 비현실적인 종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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