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려복지회, 9월4일
근성스님 49재서 표창수여
3대 수혜?후원 선순환 사례

승려복지회 사무국장 도헌 스님이 9월 4일 근성 스님의 49재에 참석해 묘담 스님에게 표장장을 전달했다.  사진제공 승려복지회

“우리 절은 4대가 살고 있습니다. 가난한 절이니 작은 나눔입니다. 노스님께서는 영원한 삶을 살아가도록 일깨워 주셨습니다. 고이 간직하셨던 장례비를 나눕니다.”

서울 수안사 묘담 스님이 지난 3월 조계종 승려복지회에 건넨 봉투에 적힌 글이다. 봉투에는 승보공양금 1000만원이 담겨 있었고, 스님은 한달 뒤인 4월경 또다시 1000만원을 승려복지회에 기탁했다. 그리 풍족하지 않은 절 살림에도 큰 돈을 연이어 승보공양금으로 후원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수안사를 일궈낸 근성 스님부터 상좌 묘담 스님, 손상좌인 도희 스님까지, 총 3대가 승려복지회 의료비 지원제도의 수혜를 받은 것. 승려복지회 출범 이래 3대가 수혜대상이 된 첫 사례다.

근성 스님은 수덕사 견성암 출신으로, 1957년 수안사를 창건해 움막에 다름없던 사찰을 작지만 어엿한 포교당으로 일궈낸 주역이다. 치열한 정진으로 한평생을 살면서 보시금 한번 허투루 사용하지 않았고, 주위의 소외된 이웃을 함께 보듬으며 포교에도 매진했다. 그렇게 50여년 세월이 지난 후 수안사는 근성 스님의 상좌 묘담 스님과 손상좌 도희 스님까지 3대가 함께하는 사찰이 됐다.

수안사와 승려복지회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8년 무렵, 연로한 근성 스님이 병고로 인한 병원 치료가 장기화되던 시기였다. 상좌 묘담 스님은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에 근성 스님이 모아둔 장례비를 치료비로 사용했고, 비슷한 시기 묘담 스님까지 당뇨와 디스크 등으로 병원신세를 졌다. 부족하기만 한 살림에 늘어가는 피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손상좌 도희 스님이 승려복지회의 존재를 전해 듣고 의료비 지원을 문의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승려복지회는 근성 스님의 치료비로 2018~2020년까지 3년에 걸쳐 1500여만원을 지원했고, 묘담 스님 역시 2018~2019년 1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목 부위 혹 제거 수술을 받은 손상좌 도희 스님의 치료비 100여만원도 지원됐다.

지난 3월 묘담 스님이 승려복지회 승보공양금으로 1000만원을 후원한 이유는 명확했다. “어려울 때 큰 도움을 받았기에 다른 스님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이 전해지길 바란다”는 것. 이어 4월에도 은사 근성 스님의 장례비를 다시 모아 1000만원을 승보공양으로 기탁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수안사는 3대에 걸친 수혜의 첫사례이자 승보공양의 취지를 고스란히 드러낸 모범사례로 정착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승려복지회는 2020년 7월 18일 근성 스님이 입적한 이후, 수안사를 승려복지 활성화 사례로 선정, 근성 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49재날인 9월 4일 서울 수안사를 찾아 표창패를 수여했다. 승려복지회는 “근성 스님의 49재를 맞아 스님의 수행이 승가 본연의 공동체 회복과 불교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종단에 대한 소속감과 신뢰에 감사를 전하고자 표창패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 승려복지회는 종단 스님들이 노후와 병고에 대한 걱정 없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료비 지원과 요양비, 국민연금보험료, 정밀건강검진비, 예방 접종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승려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승보공양 모연을 진행하고 있다. 02)2011-1726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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