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어진 3000배, 난치병 어린이 살리다
20년 이어진 3000배, 난치병 어린이 살리다
  • 송지희 기자
  • 승인 2020.09.09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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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복지재단 ‘3000배 철야정진’ 20년
불교 대표 나눔프로그램 안착
20년 간 동참인원 1만5000명
13여 억원 모연… 445명 지원
올핸 코로나19로 온라인 모금

희귀질환으로 알려진 기텔만 증후군으로 고통받던 손민지(19차 대상자) 양에게 2019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다. 기텔만 증후군은 신장 기능 이상으로 나트륨과 마그네슘 등 주요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해, 일상생활 중에도 갑작스레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신체기능이 크게 저하돼는 난치병이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에 가족의 시름만 커지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스님들이 찾아왔다. 손양의 손에 노란색 단주를 채워주며 따뜻한 격려의 말로 용기를 줬고, 부모님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전국 사찰에서 손양을 위해 치료비 1000만원을 모아 지원해 줬다고 했다. 치료비의 감사함은 물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손양의 쾌유를 기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근디스트로피’라는 희귀병을 앓아온 이보람·우람 형제(13차)도, ‘선천성 대사질환요소회로 OTC’라는 희귀병을 앓았던 박민수 어린이(13차), 소아당뇨로 매일 인슐린 주사와 혈당검사를 받아야 했던 박해룡 어린이(19차) 역시 인생을 바꿀 만큼 크나큰 희망을 선물 받았다. 모두가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의 ‘난치병 환아 돕기 3000배 철야정진’의 수혜대상자들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사장 원행)의 대표적인 나눔프로그램 ‘난치병 환아 돕기 3000배 철야정진’이 올해 꼭 20년을 맞았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원행)의 대표적인 나눔프로그램 ‘난치병 환아 돕기 3000배 철야정진’이 올해 꼭 20년을 맞았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원행)의 대표적인나눔프로그램 '난치병 환아 돕기 3000배 철야정진'이 올해 꼭 20년을 맞았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사찰에서 난치병 어린이들의 쾌유를 발원하며 절을 한 사람들의 마음이 일배 당 100원의 기금으로 환원돼 난치병 환아들의 치료비로 지원되는 방식이다.

마음만 담은 기부도 가능하다. 대상자는 종교와 성별, 국적을 떠나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모든 어린이들이며, 후원자는 불자와 시민들이다. 그야말로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나눔으로 이어진 법석이었던 셈이다.

지난 20년간 전국 각지에서 3000배 철야정진에 마음을 보탠 후원자만 1만5000여명. 난치병 어린이들의 쾌유를 발원하며 모은 정성은 13억 2000만원 상당의 치료비 지원으로 이어졌고, 국내외 난치병 환아 445명에게 기적 같은 희망을 선사했다.

치료비 지원으로 인한 감동 사례만 수십 건이다. 특히 이 중 2011년 당시 모야모야병으로 투병 중이던 고주현 어린이(11차)는 수술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상자로 선정됐다. 두 차례 수술 이후 크게 호전된 모습으로 불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왔을 뿐 아니라. 난치병 친구들의 쾌유를 바라며 ‘발원문’을 낭독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2001년 첫 시행 당시에는 108배 정진 형태였다. 당시 서울 조계사에 500명이 모여 600만원을 모연했고, 난치병 환아 6명에게 치료비로 전달됐다. 1박2일간 3000배 정진을 통해 모금하는 현재의 방식이 정착된 것은 5차 정진부터다.

8차 법회에서 처음으로 모금액이 5000만원을 넘어섰고, 13차 때는 1억1000만원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적게는 9400만원, 많게는 1억6800만원까지 모연되는 등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덕분에 난치병 환아들에게 개별적으로 지원되는 치료비도 증가해 환아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2012년부터는 복지재단 해외구호센터가 위치한 라오스 등 해외 난치병 어린이들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해 국내외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대상자 가운데 치료비를 후원받은 뒤 본격적인 치료를 진행해 병세가 크게 호전된 사례도 적지 않다. 난치병 어린이 지원을 위해 남녀노소, 종교, 지역 등 구분을 뛰어넘어 한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토대가 됐다는 평가다.

조계종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 스님은 “난치병 환아돕기 철야정진은 가장 힘들고 절실한 상황에 처한 난치병 어린이와 그 가족들에게 자비와 희망을 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지난 20년간 난치병 어린이의 쾌유를 발원하며 동참해 준 수많은 분들의 정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특히 스님은 “의미있는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더 많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한편 올해 ‘난치병 환아 돕기 3000배 철야정진’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불가피하게 온라인 모금으로 전환됐다. 9월 한달간 3000배 철야정진 모금계좌(하나은행 271-910005-95104, 조계종사회복지재단)를 통해 동참 가능하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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