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홍순헌 부산 해운대구청장

‘미스터 스마일’ 별명… 민원인들에게도 항상 미소 잃지 않아
도시공학전문가 출신답게 해운대구 7개 권으로 세분화 사업
교통체증 해결 급선무, 터널 건설과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구축
60만평 반송·반여 그린벨트 해제, 도시 첨단 산업단지 조성
도심 명상 숲체험 공간도 구상중… “도시인 힐링에 도움 줄터” ?

민선 7기 홍순헌 해운대구청장(부산대 건설융합학부 교수, 사진)은 도시공학 전문가 출신이다. 전문가란 이름에 걸맞게 해운대구를 모두 7개 권역(우동, 중동, 송정, 좌동, 반여, 반송, 재송권역)으로 세분화시켜 도시균형발전에 적합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생활밀착형’ 사업들이다. 취임 2년차인 홍 구청장은 “‘사람과 도시’가 공존하는 지자체가 되는 순간 우리 해운대가 가장 빛이 날 것”이라며, “해운대가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구민들의 행복과 도시 발전이 함께 공존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후반기 구정에 진력하겠다”고 야심찬 결의를 내비쳤다.

또한 홍 구청장은 특히 “해운대의 발전을 위해서는 교통 체증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교통 문제는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짜서 ‘새로운 터널 건설’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해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5월에는 60만 평에 달하는 반송·반여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도 이끌어냈다. 여기에 2000여 개 기업을 유치하는 등 도시첨단 스마트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최근엔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지원에 나섰으며, 소상공인 지원과 구민 일자리사업 등 민생안정에 45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지난 8월 18일 부산 해운대구청장 실에서 취임 후 2년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모태신앙인 불교관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해운대 구청장으로 집권한지 2년차를 돌아 이제 후반기로 접어듭니다. 구청장 부임 후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요?

=내적인 것과 외부로 드러난 정량적인 것으로 성과를 나눠 볼 때 정량적인 것은 이미 통계로 나와 있으니 자랑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웃음)  

조직내의 변화를 말씀 드리죠. 제가 구청장이 되기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 ‘공무원은 굉장히 철밥통이다’란 고정관념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구청장이 돼서 일을 함께 해보니 우리가 모르는 관점에서 공무원들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구청 공무원 역할을 철밥통이란 이미지서 벗어나 구민을 위해 일하는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했죠. 이를 위해서는 구민들과 구청 공무원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소통이 안 되면 이해도가 떨어지고 신뢰도 생기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의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구청 직원들이 잘한 일은 제 입으로 잘한다고 알리고 칭찬했습니다. 서로 소통이 안 돼 잘 못하는 것은 이해도를 높이도록 설명해주고, 진짜 잘못한 부분은 과감하게 벌을 줬습니다. 이런 역할은 민선을 거쳐 투표로 구청장이 된 저같은 민선 구청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 굳이 성과를 말하자면 구민들과 공무원들과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교통 체증이 가장 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과 해결 노력이 있으시다면 소개 바랍니다.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해운대를 통과하는 우회 교통에 대해서는 흔히 간과합니다. 센텀에서 북구 만덕 사거리까지 가는 대신동 터널이 지난해 11월 착공됐습니다. 이 때문에 40분 걸리던 시간이 10분 정도로 단축 됐죠. 북부산 쪽 교통 문제도 해소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현 정부가 예비 타당성 면제 사업을 발표했는데, 그 한 구간이 해운대 남부 축 연결 문제 해소 방안이었습니다.

해운대와 사상간을 연결하는 서부산-울산간 고속도로에 대해 해당 부처가 검토 중에 있습니다. 잘 진행된다면 2028년~2029년경 마무리 됩니다. 이렇게 되면 동서축과 남부축의 우회 교통로가 해결될 것입니다. 유일하게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정관 진입로서 해운대로 들어오는 수영 강변 쪽 하나 뿐인데요. 특히 아침 저녁 출퇴근시 문제가 되는데, 원도심인 좌동 신시가지와 해운대 내륙 지역인 반여 반송에 연결 고리가 있습니다. 바로 해운대 터널이지요. 이 터널의 접근성을 검토해 국토부 용역 제정 사업으로 국비를 확보해 공사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 될 수 있지 않을까 봅니다. 하지만 도로망 연결만 갖고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철로도 중요하죠. 2021년 말경이면 중앙선 철도가 서울 청량리서 부산 해운대까지 완공돼 3시간이면 오갈 수 있어요. 굳이 도심에 있는 부산역을 거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짚어볼 내용이 내부 교통 문제입니다. 신호 체계를 점검해 직진 좌회선을 3초 정도만 바꿔줘도 자동차가 4대서 5대 정도가 금방 지나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형 빌딩, 다중 시설, 은행, 주상복합건물 등에 택시 주정차 구간이 없습니다.  택시가 잠시 정차하더라도 직진 두 개 차선에 영향을 줍니다. 이런 점을 개선했더니,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우려가 많습니다. 특히 해운대 해수욕장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방역 대책이 궁금합니다. 

=우선 탈의장과 샤워장 이용시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샤워 부스 안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칸막이가 되어 있어도 손소독, 열 체크 후 들어가게 했죠. 들어가고 나면 물론 한칸 씩 띄우기를 하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비치 파라솔의 경우 2미터 간격을 유지해 설치를 미리 해뒀습니다. 그동안은 돈만 주면 모두 대여해줬지만 지금은 파라솔마다 넘버링을 매겼죠. 사용하는 사람들은 인적 사항을 적거나 QR코드로 확인한 후에만 대여해줍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특히 구매자 정보가 전표에 남도록 비치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습니다. 이는 부산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에만 전국서 유일하죠. 

방역법을 강화해서 마스크를 안 쓰면 벌금을 내도록 합니다. 3주전 한 사람 적발해서 첫 케이스로 벌금을 부과시킨 적이 있습니다. 희망근로사업 국비로 160명의 안전요원도 뽑아서 지속적으로 순찰하고 가령 마스크를 안 가져 오신 분을 대상으로 덴탈 마스크도 드리고 있죠. 해수욕장 방역 만큼은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만반의 방역 준비를 했습니다. 

▲반송, 반여 지역 그린벨트 해제를 이끌어내 도시 균형 발전 사업 부분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이것은 주관 사업이 아니고 10년 전부터 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전직 구청장때부터 숙원사업이었는데 제가 구청장이 되면서 올 5월 해결이 됐습니다. 해안 쪽과 내륙 쪽의 발전 격차가 심했는데, 해제된 지역에 2000여 개의 기업을 유치해 판교 테크노밸리 이상 가는 도시첨단 스마트 산업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지역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송 지역 도시재생뉴딜 사업은 제가 오기 전에 前 청장님이 기획했는데 심사 평가서 떨어졌습니다. 재점검 해서 다시 보완 제출 후 국토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이 되려면 거점 센터가 기본인데 반송 지역에 두겠다고 했습니다. 구청의 의지를 보여주려면 거기에 맞는 부서를 만들어야 돼서 취임하고 첫 조직 개편 때 구청장 직할로 도시재생추진단을 만들었습니다. 반여2, 3동 계획도 생각보다는 힘이 덜 들었습니다. 학습 효과가 있어서 주민들도 이해하고 조직 센터를 갖추었죠. 도시재생추진단도 다시 조직 개편을 해서 도시재생과란 부서로 신설했죠.

지난주에는 부산시에 200억 사업 예산을 신청했는데 통과가 되었습니다. 9월 말 혹은 10월에 국토부 심의만 남아 있는데, 법리적 검토 외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승인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 도시재생뉴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 ‘OK 공감 구청장실’을 운영해 매주 금요일 마다 민원실서 근무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느낀 점과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 

=구청장이 되면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거의 매일 민원실서 근무하려 했습니다. 인수위 때 대화해보니 담당 공무원이 ‘제가 죽는다’고 말리더군요. 그래서 1주일에 한 번으로 조정이 됐는데, 그때 당시 주변서 ‘두 달 정도 지나면 지쳐서 손발 다 들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웃음) 하지만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걸 보니, 예상은 빗나갔죠. 민원 업무를 들여다보니 정문 앞에서 집단 시위를 하거나 건설과 혹은 건축과에 몰려가서 고함지르는 분이 많아 공무원들이 업무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민원실서 구민들을 만나면 제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해주고 조율할 것은 즉석에서 조정 해주었습니다. 또 해당 부서 담당자를 불러서 해결할 문제면 호출해서 민원인들에게 친절히 설명하고 도움을 주도록 했습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민원이면 그 자리에서 거절 했죠.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제는 정착돼서 집단 민원이 들어오면 으레 제가 출근하는 금요일 민원실로 안내합니다. 통계를 내보니 약 46% 정도가 즉석에서 금요일 날 해결해 줬죠. 다행히 대부분의 민원이 제가 전공인 도시공학 분야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해운대구내 숲속에 명상힐링센터 건립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압니다. 이 계획도 궁금합니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습니다만 이 사업은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의 숲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활용입니다. 해운대구는 바다를 보고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숲이 있는지 알면 새로운 환경에 놀랄 것입니다. 해운대는 원래 산과 바다. 숲, 온천 등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해운대 해수욕장이 크게 주목 받다보니 다른 부분이 가려진 셈이죠.

센텀2지구 그린벨트를 해제하면서 알게 된 것이 그 인근 지역이 민간인 출입 통제 구간이었더군요. 국방부가 땅을 갖고 있었기에 사람이 들어 갈 수 없었고 60년 동안 제한돼 있었죠. 철조망 치우고 나면 우후죽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구청서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들어 관광 인프라로 구축하고, 정서적으로 피폐해진 도시인들의 마음에 힐링을 주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도심형 숲체험 공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협의가 잘 되면 제 임기 내에도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모님께서는 절에서 봉사 활동과 함께 신행 생활을 열심히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구청장님은 종교가 있으신지요? 

=독실하게 믿는 종교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만 모태적으로 보면 불교입니다. 삼랑진이 고향인데 만어사란 사찰에 가면 선친들의 발자취를 많이 찾아 볼 수 있죠. 선대서 모친까지 만어사서 신행 생활을 했고 제 이름도 대종에 새겨져 있습니다. 모친이 워낙에 독실했기에 심적으로 힘들거나 어머니 생각이 나면 만어사에 종종 갑니다. 구청장직을 맡다보니 종교적 편향성을 드러내면 안 되기 때문에 해운대구 관내서 일어나는 주요 종교 행사에는 형평성을 갖고 편애하지 않습니다. 

▲혹시 마음에 새기고 있는 불교적 가르침이나 경구가 있으면 듣고 싶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 ‘갑과 을’의 존재를 항상 되새기자는 것입니다. 상황은 언제든지 역전되거나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세상 사 이치가 영원한 갑도 을도 될 수 없는 겁니다. 성철 스님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하신 가르침을 제가 해석하기로는 세상사가 언제나 머무를 수 없고 바뀌고 변화하기에 현재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설사 지금 안좋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또다시 노력하라는 말씀으로 새겨집니다. 그래서 지금 오르막에 있어 좋다고 자만하지 말고, 또 내리막에 있어 힘들다고 실망하지 말자는 그런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임기가 1년 6개월입니다. 임기 중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앞서 말씀 드린 공약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지키고자 합니다. 공약 범위 내에서 일하다보면 지속 가능한 것과 임기 내 가능 한 것으로 명확히 구분됩니다. 제가 영원하지 않듯이 다음 청장님이 오면 지속적으로 이어지겠죠. 하지만 얼마나 성의를 가지고 하느냐의 차이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시작한 일이 미래 어느 때까지 자생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구나라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해운대 어메니티 사업’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깨끗하고 쾌적한 관광 도시로 누구나 살고 싶은 해운대가 될 수 있도록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일회성으로 해운대를 찾은 사람들도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면 정착하고 싶은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사람들이 몰리면 좋은 기업이 유치돼 발전을 할 것이고, 더 살기 좋은 도시로 세계 속에 자리매김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운대 어메니티 사업을 앞으로 4년, 8년 12년 아니 그 이상 더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임기 중에 튼튼히 해놓고 싶습니다.     

▲홍순헌 구청장은?
1963년 경상남도 양산군 원동면 원리에서 태어났다. 동아대서 토목공학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졸업한 이후에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를 지냈다. 그러면서 도시계획 전문가로 활동하였다. 2004년 재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청장 선거에 출마하였으나 한나라당 배덕광 후보에 밀려 낙선하였다.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청장 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또다시 현직 구청장인 한나라당 배덕광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이후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현직 구청장인 자유한국당 백선기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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