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전염병 합성어 ‘인포데믹스’?
부정확 정보들 무분별 확산 의미

한국도 가짜뉴스 사회문제 대두
가짜언론사·가짜기사 범람 상황

“유력인 말도 진실로 받지말라”
부처님, 자의적 정보 이해 경계
현재 ‘인포데믹스’가 가장 위험
거짓되고 삿된 말, 사회적 반칙

요즘 ‘에피데믹스(전염병)’보다 ‘인포데믹스(Infodemics)’라는 말이 유행이다. ‘인포데믹스’는 2003년에 처음 언급된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s)’의 합성어로, 근거 없는 각종 부정확한 정보들이 인터넷이나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사회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IT 기기의 발달로 인포데믹스의 위험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휴대전화에 SNS 기능이 탑재되면서 정보에 대한 접근 속도가 실시간화되었고 그에 따라 소식의 파급력도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책임의 주체가 불분명하기에 거름망 없이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들이 전파됐고 이로 인해 야기된 사회적 불안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몇 해 전 올해의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이 선정된 적이 있다. 이 단어를 선택한 옥스퍼드 영어사전 측은 단어 사용 빈도가 전년 대비 스무 배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히고, ‘포스트 트루스(post-truth)’를 “여론을 형성할 때 객관적인 사실보다 개인적인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접두사 ‘포스트(post)’에 대해 시간 순서상 진실 이후라는 뜻이 아니라 진실이 무의미할 정도로 ‘퇴색’되었다는 의미라고 부언·설명하면서 믿을 수 없는 정보의 홍수 시대가 도래했음을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거짓과 가짜로 도배된 정보가 매체를 통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가짜뉴스 판별법’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7가지 방법’ 등의 꼭지가 지면에 등장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변상욱 YTN 앵커는 ‘가짜뉴스’ 문제를 ‘가짜언론사’와 ‘가짜기사’로 크게 둘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언론사로서 취재와 분석, 객관성·타당성에 대한 스크린 장치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버젓이 기사를 생산하는 ‘가짜언론사들’과 기성 언론에서 마저 쏟아져 나오는 황당한 기사들이 문제라고 꼬집는다. 

부처님은 <깔라마경(A3:65)>에서 마을을 방문한 소위 지식인들(사문·바라문)의 온갖 주장에 골머리를 앓다가 온 깔라마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한다. 

“소문으로 들었다고 해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다고 해서, ‘그렇다 하더라’고 해서, 우리의 성전에 써있다고 해서, 유력한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해서, 혹은 ‘이 사문은 우리의 스승이시다’라는 생각 때문에 진실이라고 받아들이지 말라.”

이어 “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이고, 이러한 법들은 비난받지 않을 것이며, 이런 법들은 현자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법들을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이익과 행복이 있게 된다”고 스스로 알게 되었을 때 그 정보를 받아들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법정 스님의 말씀은 더 근원적이다.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마음이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선업 스님/ 불교상담개발원장

선입견 없는 마음으로 정보를 대해야 속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요즘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가장 위험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 코로나19 역학 조사관이 이렇게 대답했다.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인포데믹스’라고. 그 말에 누군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제발 가짜뉴스 그만 좀 퍼뜨립시다”

그렇다. 바이러스 폭탄으로 팍팍한 이 시대에 그것보다 더 센 ‘말(言) 폭탄’까지 터뜨리는 것은 너무 큰 사회적 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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