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부처님오신날 즈음이 되면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 시민과 불자들이 모인다. 3000배 철야정진을 통해 난치병 환아들을 돕기 위해서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앞두고 여는 ‘난치병 환아돕기 3000배 철야정진’이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3000배 철야정진’은 동참한 이들이 난치병 어린이들의 쾌유를 발원하며 절을 올리면, 한배 당 100원의 기금으로 환원돼 치료비로 지원되는 방식이다. 2001년 처음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0년이 지난 지금 불교를 대표하는 나눔 프로그램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법이자, 종교와 관계없이 건강법으로 알려진 ‘절’이 누군가에겐 희망을 선사하는 매개가 된 셈이다.

한 사람 한사람의 1배 정성이 차곡차곡 쌓여 누군가에겐 생명을 되살리는 기적의 빛이 됐으니, 그 자체로 새삼 놀랍고 감동적인 일이다.  

실제 20년간 1만5000여명의 정성이 모였고, 그 정성은 13억 2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기금으로 조성됐다. 이 기금으로 무려 445명의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와 그 가족들이 살아갈 희망을 만났다. 그 희망은 시급한 수술을 앞두고 수술비 걱정에 잠 못 이루던 부모에게, 매일매일이 고통이던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갈 든든한 의지처가 될 것이다.

매년 작은 정성을 모아 큰 나눔으로 회향했던 ‘난치병 환아 돕기 3000배 철야정진’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다른 형태로 진행된다. 부처님오신날 사찰에 장엄한 연등 아래서 일제히 몸을 낮추는 장관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대신 온라인 모금을 통해 그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9월 한달간 진행하는 온라인 모금을 통해, 지금 이순간도 어디선가 고통받고 있을 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해 희망과 기적, 자비의 빛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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