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은 그야말로 우리사회 현안을 관통하는 뜨거운 감자다. 국민 여론은 이미 찬성으로 모였지만, 일부 개신교계 반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권을 향해 “개신교 눈치보기식 법안 제정은 안된다”며 “더이상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미있는 움직임이 일었다. 12박 13일, 전국을 순회한 ‘평등버스’다. 서울에서 충청을 지나 경상도와 전라도, 경기도를 거쳤다. 총 26개 도시를 방문해 지역 민심을 들었고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음을 나눴으며, 각 지역의 인권단체 활동가들에게는 격려와 연대를 약속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택시해고자연대, 한진중공업 파업 당사자 등 차별의 극단에서 투쟁하고 편견에 맞섰던 이들도 만났다.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절대 물러서서도, 포기해서도 안 될 일”이라는 것이다. 증오와 혐오, 차별에 맞서는 동안, 차별금지법이 우리사회에 얼마나 절실한 지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평등버스 탑승자 13명 중 한명이다.

12박 13일의 긴 여정에 함께하면서 우리사회 소수자들과 마음을 나누고 울고 웃었다. 그가 내린 결론 역시 하나로 귀결됐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며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첫 걸음”이라는 것. 평등버스의 전국 순회는 회향했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 속 평등버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 9월 국회에서 반드시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불교계가 다시한번 마음과 원력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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