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는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불교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우리의 불교문화 전반에, 또 전통불교의식의 근간에 밀교문화가 자리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 밀교문화의 모든 것을 망라한 〈한국밀교문화총람〉 발간 소식이 더없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분야든 탄탄한 기초자료는 모든 심화연구의 첫발이 되기 때문이다. 

진각종은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일부를 지원받아 한국 밀교의 문화와 역사, 이론 등 관련 자료를 총체적으로 정리해 〈한국밀교문화총람〉으로 탄생시켰다. 그야말로 밀교의 이론적·문화적·교리적 자료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집필진만 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발간 목록은 29종 34권에 달한다. 

무엇보다 국내외에 분산된 밀교 관련 일체의 자료들을 집대성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향후 밀교연구의 기초자료로도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진언과 만다라, 경전 문헌과 의식 등을 총망라해, 그동안 한국불교계에서도 연구범위가 넓지 않았던 밀교연구를 활성화하고 발전을 견인하는 토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밀교종단 진각종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례로 진각종이 2018년 복원해 재현했던 ‘문두루법’이 대표적이다. 관련 자료가 총체적으로 수록된 자료집이 총람에 포함되면서 그 의미와 가치가 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무형문화재로서의 잠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종단 차원에서 ‘문두루법’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논의도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밀교문화총람〉 발간이 한국불교계 이면에 자리한 밀교의 참 모습을 새롭게 조명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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