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사 세계의 유산

한국의 산사 세계의 유산 / 주수완 지음 / 조계종출판사 / 1만7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 아홉 곳의 사찰을 소개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후손에 전수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되어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유산을 말한다.

한국의 불교문화유산은 1995년에 해인사 장경판전과 불국사ㆍ석굴암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으며, 2018년에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일곱 곳의 산사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됐다. 우리의 불교문화유산은 그 시대의 건축문화를 통해 예술성과 문화사적 가치를 세계인들에게 확인받았으며, 또한 천년이 넘는 긴 역사와 함께 현재까지도 원형을 보전하고 있는 승원문화인 산사가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사찰 아홉 곳을 소개하는 〈한국의 산사 세계의 유산〉은 저자인 주수완 교수가 사찰을 답사하고, 스님들을 만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순례기다. 각 사찰들이 담고 있는 불교적이고 전통적인 의미를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해석했으며, 이와 함께 산사의 풍경과 일상을 담은 사진을 수록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세계유산 사찰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가치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인종과 나이는 물론 시대를 넘어 인류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일 때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산사들을 다시금 의미 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한국의 산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이 한국불교가 반도를 벗어나 세계의 전통과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한다. 산이 있으면 으레 절이 있다는 사실이 한국인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대개는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하지 못한다. 물론 생각을 해보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숲을 거닐며 그 속에 자리한 사찰에 잠시 머무르기만 해도 말과 생각 이전에 몸으로 느껴지는 청량한 기운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현재 머물고 있는 사찰의 역사와 의미 등을 알게 된다면 좀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그동안 우리가 산사를 찾으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려준다.

사찰의 시작인 일주문에서부터 사천와, 석탑, 대웅전을 비롯한 여러 전각에 이르기까지 사찰의 모든 것들은 어느 것 하나 이유 없는 것이 없다. 산사에서는 시선을 두는 어느 곳에나 그것을 조성한 선조들의 지혜와 배려가 담겨 있다. 책은 이론이나 현학적인 해석을 최대한 배제하면서도 단순하게 풍광을 소개하는 순례기가 아니다. 절을 찾는 보통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해설을 하며 그동안 눈을 뜨고도 보지 못했던 산사의 의미를 들려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영주 부석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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